홀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다
2013년 출산을 시작으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육아를 하고 돈도 벌고 집안일을 하면서 앞만 바라보면서 살았다. 그렇게 12년을 지나고 나니 내 머리는 산발에 살이 찐 40대 늙은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생기 발랄하게 웃은 기억은 무한도전할 때 멈춘 것 같다. 요즘 웃는 일은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사회적 교류가 단절되고 나니 더 이상 집에 있는 것이 싫었다. 집에서 온라인사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개꿀이었지만 단 한 가지 고립은 생각하지 못했다. 사업으로 만난 인연들도 있지만 실제로 만나는 일보다는 줌으로 만난다. 혼자만의 시간을 누구보다도 즐기는 나도 집에 있는 고립감을 견디기 힘들었다.
사람들과 엮이면 늘 상처를 받아서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는 때가 오히려 그리워졌다. 사람과의 갈등과 인연 또한 이 모든 것이 인생이었다. 이 모든 관계들이 끊기고 나니 깨달은 사실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 맞았다.
집이 가장 편하다. 그런데 내가 머무르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그 지루함을 견디기 어려웠다. 햇빛을 보지 않으니 알아서 우울해져 갔다.
" 나 집에서 나가고 싶어"
남편의 도움으로 나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했다.
집 밖에 나가서 혼자 오롯이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일단 나는 여행하면 공항에 가야 만족감이 상승한다. 외국을 가고 싶었지만 그건 관광여행이 될 거 같아서 익숙한 제주도로 정했다. 제주도만 가도 기분 전환이 될 거 같았다.
그렇게 나는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을 계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