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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에디 Dec 18. 2023

에이전시에 가고싶었던 이유

영국 인턴시절 이야기 

대학 졸업 후, 스물넷에 첫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대기업 영국법인의 브랜드마케팅 팀이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잠깐이나마 영국에서 리얼 비즈니스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글로벌 현지 마케팅 프로세스와 PR전략에 관해 어깨너머 배울 수 있었다. 동시에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캠페인의 중심에는 다양한 에이전시들이 함께한다는 사실도. 


주된 업무는 우리팀이 발행한 인보이스를 처리하는 일이었다. 다른 부서 사람들과 연락해서 기업 내부 시스템 망에 인보이스를 올린다. 이후 7 - 8 단계의 승인절차를 거쳐 결제받는 일을 진행했다. 이 작은 일을 하면서도 국내 대기업 영국법인 마케팅팀의 예산 책정과정과 금액을 알 수 있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새로운 회사에서는 모든 것들이 배울 것 천지였다. 당시 내 일기장에는 첫 영국 인턴생활 경험을 '꿈만 같던 나날들'로 기록되어 있다. 


가끔씩 영국인 팀원들을 따라 거래처 미팅을 동행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한 회사가 아직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런던 코벤트리 가든 역 1존에 위치한 회사였다. 내부는 칸막이가 없는 완전히 자유로운 형태였다, 그 곳 직원들은 자신감이 넘쳤고, 매우 크리에이티브해 보였다.  John Lewis, M&S 등 특정 브랜드를 각각 팀별로 맡아 포스터, 제품디자인, 제품촬영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곳이 어떤 곳인 가요?" 


눈이 휘둥그래진 나는 함께 방문한 과장님한테 질문했더랬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 회사가 PR에이전시임을 알게 되었다. 에이전시 담당자는 클라이언트였던 우리에게 '회사가 어떤 일을 현재 하고 있는지' 'SNS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제품 디자인이나 프로모션을 할 때 어떻게 해야할지' 설명을 해주었다. 


이후 PR과 마케팅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정보를 찾아보았다. (이후 실제로 한국 PR회사에서 일도 시작하게 되었다.) 영국인 팀장에게 내가 PR과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많으니 관련 미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어필했다. 덕분에 PR 업무를 담당하는 영국인 직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관련 업무도 조금씩 이어받아 팔로업 할 수 있었다. 


약 4개월 간의 짧았던 영국에서의 인턴 경험은 이후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당시 경험 덕분에 비즈니스와 마케팅쪽으로 커리어를 잡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인턴 시작 전까지는 졸업 후 대학원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것은 내게 꽤나 중요한 피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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