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무 두려워 ㅠㅠ
석사 졸업을 마친 뒤 한 동안 자아 찾기에 혼란스러운 날들이었다. 앞으로 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나를 괴롭혔고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석사 졸업했으니 이제 뭐할 거야?라고 묻는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뭘 해야 할지 모를 때의 막막함. 난 정말 뭘 해야 하지?
종종 수업 의뢰가 들어오면 일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모른 채 답답하고 두렵기만 했다. 그러던 중 신랑은 나에게 박사과정 진학을 제안했고 다시 고민은 깊어졌다. 사실 박사과정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렇지만 박사과정을 내가 해낼 수 있을지 나 조차도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왜 박사과정을 가야 하는지, 박사과정을 통해 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수많은 질문을 통해 결정했다. 그래 가자!
합격통지서를 받고 개강일까지는 한 달 반의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논문 주제도 찾고 이론서도 읽겠다 다짐했지만 역시나 그렇듯 계획은 계획일 뿐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개강을 했다. 박사과정 첫 번째 시간 철학과 교수님의 쏟아지는 질문 폭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어서 쏟아지는 교재와 자료들. 이걸 다 읽으라고요?
일주일에 3번 학교에 간다. 박사과정은 학생도 많지 않아 발표 순서도 빨리 돌아온다. 문득 드는 생각! 나 시작하길 잘한 거 맞지? 나의 선택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1주 차가 지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어야 할 자료는 넘쳐난다. 앞으로 나는 이 험난한 과정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석사 논문 쓸 당시의 두려움이 다시 시작되었다.
나 잘할 수 있겠지?
<함께 읽으면 좋은 추천 도서>
마키타 신지의 '틀려도 괜찮아'
'틀리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틀린다고 웃으면 안 돼. 틀린 의견에 틀린 답에 이럴까 저럴까 함께
생각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거야. 그렇게 다 같이 자라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