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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은 10억이라는데 우리집은?

부동산vs기업의 유사사례를 통한 가치추정 방법 비교

이번 한주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던 시기였던거 같아. 혹시 여러분도 백신 맞았니? 백신 맞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작용에 대한 소식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 안타깝네. 부작용의 리스크를 안고 백신을 맞는다 하더라도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으니, 투입 대비 효익이 상대적으로 약해보여서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도 하기 어렵더라고.

다들 건강 잘 챙기기를 바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적어 놓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아래 2가지가 가장 큰 것 같아.

1. 내가 공부했던 것들, 경험으로 체득한 것들 중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공유한다

2. 업무를 하면서 고객들과 소통할 때 자주 이야기 하게 되는 특정 영역에 대한 나의 생각을 미리 정리해 놓고 관련 화제가 또 나왔을 때 아예 이 링크를 공유한다.


오늘은 사실 2번과 관련된 것이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니 양해 바랄게. 물론,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할거야



주식투자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PER/PBR/PSR 등을 알고 있을 것 같고, PE쪽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EV/EBITDA라는 개념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 모든 지표들은, "여러 면에서 유사한 회사들을 토대로 특정 회사의 가치를 추정"하고자 할 때 쓰이는 지표라고 보면 돼. 


PER은 Price Earnings Ratio라고 해서, 시가총액과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의 비율 또는 주가와 주당순이익의 비율을 의미한다고 보면 돼. A라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당기순이익이 100억이면 PER은 10x이겠지? 그런데, A라는 회사와 완전히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A'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50억이야. 그러면 적정 시가총액은 500억 (=50억 당기순이익 x PER 10x)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에 따라 저평가 고평가 여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지


PBR은 Price Book Ratio라고 해서 시가총액과 (대차대조표상) 자산총액의 비율이고

PSR은 Price Sales Ratio라고 해서 시가총액과 (손익계산서상) 매출액의 비율

EV/EBITDA는 EV(Enterprise Value = 기업가치)와 EBITDA(각종 상각처리 전 영업이익) 간의 비율이야. 활용하는 방법은 PER에서 정리한 바와 같아.


그럼 왜 이렇게 많은 지표가 존재하는 걸까? 그 이유는 업종별로 비교의 개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야.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PER을 제외하고 보자면

PBR은 손익보다는 보유 자산을 통해 가치가 드러나는 Asset Heavy 업종에 활용될 수 있고


나머지 3개 지표인 PSR, PER, EV/EBITDA는 모두 손익계산서 상 지표를 근간으로 하는 데에서 유사점이 있어. 

보통 회사의 영업성과의 흐름을 보여주는 손익계산서는 단순하게 보자면

매출액 - (해당 매출액을 발생시키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한 비용) = 매출총이익

매출총이익 - 각종 간접비용(지속 발생) = EBITDA

EBITDA - 각종 자산의 상각비용 - 간헐적 또는 일시적 비용 (또는 이익) - 법인세 = 순이익


이렇게 귀결되는데 굵은 글씨로 표기한 부분이 각 지표에서 쓰이는 항목이지. 이렇게 쓰이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인데

매출액을 쓰는 PSR은 당장에 이익이 나지 않거나, 아니면 회사별로 운영비용 체계가 완전히 다른 이유로 매출액이 그나마 가장 비교치로 적합한 업종에 활용될 수 있고, 

EV/EBITDA는 비교대상 기업별로 자산비중이 굉장히 다르고, 비교하고자 하는 대상 중 일방 또는 쌍방 모두 간헐적인 영업외 손익이 있을 경우 이러한 일시적 효과를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마지막으로 PER은 영업외손익이 튀지 않고 상각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업종별로 다르지 않은 회사들, 부채비율이 크게 다르지 않은(따라서 이자비용 비중이 크게 다르지 않은) 회사들에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어. 

(물론, 나는 이 쪽 전문가는 아니므로, 더 식견이 있는 분의 의견을 환영해)



부동산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 있는데, 그것이 이쪽 업종에 조금이라도 연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알고 있는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이라고 하는 지표야. 줄여서 Cap Rate이라고도 하는 이 지표는, 일반적으로는 순영업이익과 매매가격과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순영업이익이라 함은, 자산의 상각도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의 임대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운영비용들만 차감한 이익의 규모를 이야기하므로, 일반 기업의 손익계산서 기준으로 보면 EBITDA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해석돼. 


이상하게 기업 평가에 쓰이는 위 지표들은 "배수"의 개념으로 정리가 되어 있는데 부동산은 그 관계가 뒤집혀 있어서 "요율"로 표현이 돼. 


내 옆건물이 최근에 1,000억에 거래되었고, 연간기준 임대료가 100, 운영비용이 50, 그래서 순영업이익이 50이었다고 한다면 Cap Rate (= 순영업이익 / 매매가)은 5%인 것이고, 

내 건물에서 임대료가 70, 운영비용이 40 나와서 순영업이익이 30이라 하면, 30에서 5%를 나누어 (즉, 20을 곱해서) 600억 정도 추정할 수 있게 된다고 봐.


그런데 이상하게 기업/주식 쪽은 지표가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비해 부동산은 영역을 떠나서 Cap Rate이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것처럼 보여.

아까 기업/주식 쪽 지표들 중 손익계산서 상 항목을 활용하는 지표들이 각각 어떨 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지? 같은 취지로 Cap Rate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여


예컨대, 주로 월세상품으로 구성된 오피스텔을 내가 갖고 있고, 이 오피스텔을 부동산에 내놓고자 하는데 적정 가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고 보자고.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내가 찾고자 하는 "비교치"가 어떤 성격의 임대운영을 하고 있을까 라는 점이야. 대부분의 오피스텔은 개인들이 투자해서 최소한의 비용만 투입한 채로 월세수익을 창출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져. 개인들에게 있어서 어떤 운영비용이 고려될 수 있을까? 

A오피스텔을 가진 개인은 좋은 임대인이 되고자 여러가지 서비스도 하고, 자발적으로 임대보증금 반환보증보험도 가입해주고, 보험도 들어주는 등 종합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고, 바로 옆 유사한 스펙의 단지에 속한 B 소유주는 단순 임대만 놓고 어떠한 추가 활동이 없다고 생각해보면, 두 사람의 운영비용 차이는 어마어마 할거야.

이런 케이스에서 A가 최근 거래가 되었다고 해서, 내가 B주인인데 내 가치를 알기 위해 내 순영업이익에서 A의 Cap Rate을 참고하여 가치를 추정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Cap Rate을 사용하기에는, 두 오피스텔의 운영비용이 판이하게 다른 부분이 있어서 가치를 추정하는데 왜곡이 심할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기업/주식 쪽의 PSR에 준하는 임대수익률(Rent Yield)을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즉, A오피스텔이 보증금 1,000만, 월세 60인데 매매가가 2.1억이라면, 임대수익률이 3.6% [ = (60 x 12) / (21,000 - 1,000) ] 으로 계산되고, B오피스텔은 보증금 3,000에 월세 50을 받고 있다면? [ (50 x 12) / ( X - 3,000) = 3.6%이 성립하는 X를 구하면 될 것으로 보여져.

(여기서 분모에 매매가에서 보증금을 차감한 금액을 넣는 이유는,  보증금이 서로 전혀 다른 사례들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야. 만약 물건 관계없이 이 시장에서 수령하는 보증금이 금액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면 이와 같이 분모에 보증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으로 보여)




주택을 예로 들었지만, 부동산의 다양한 영역별로, 내가 분석하고자 하는 물건과 유사한 물건 간 운영비용의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 임대수익률이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으니 이 점 고민해보면 보다 좋은 추정결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반대로 순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는 비용들마저도 함께 고려되는 것이 오히려 분석에 도움이 될 경우 커스터마이즈 된 지표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거야.


개인적으로든, 일적으로든 부동산의 숨은 가치를 분석할 일이 있다면 가볍게 참고해 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사실 이번 글에서 더 강조하고 싶은 중요한 점은 

흔히들 "당연하다고" 여겨져 오는 방식들 그리고 논리들도 모두 상식적인 선에서 "왜 그러한지" 짚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여러가지 방면에서 범용적으로 적용되는 방식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도 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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