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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부동산 "공간" 운영자의 경쟁관계에 대하여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확실히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빈도가 더 많아진것 같아. 특히, 쿠팡의 무료배송, 익일배송, 무료반품 정책은 온라인의 구매경험을 거의 오프라인과 유사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켰지.

오늘 대형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저녁을 위한 식자재를 조금 샀어. 집에 와서 요리를 하는데, 식용유가 딱 한 번 분량밖에 없더라고. 그래서 쿠팡으로 검색을 하니 내일 새벽에 올 수 있다고 하니, 내일 오전 식사 준비에는 문제가 없겠구나 싶어 구매를 했어.


문득, 부동산을 다루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해.

옛날에는,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자가 바로 옆의 공간에서 유사한 물건을 파는 중/소규모 마트 또는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동네의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네?


만약 이러한 경쟁 구도를 오피스 시장에 비추어 보면 어떨까? 

만약 내가 강남역에서 어떤 오피스를 임대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동안 나의 경쟁자는 인근 또는 강남권역의 오피스였는데.

직방이 가상공간 오피스 비즈니즈를 하잖아. 만약 이러한 가상공간 오피스가 지금보다 더 월등히 발전해서 충분히 대체 가능한 대안이 된다면?

어느 날 내 오피스에서 임차인이 짐을 빼는 이유가 내 옆의 건물 때문이 아닐 수가 있어.


이런 생각을 집으로 가져오면 어떨까?

집은 조금 특이하지. 마트나 오피스와는 다르게, "필수재"라고 판단되는 개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공간이잖아? 집을 온라인으로 옮긴다? 온라인의 어느 공간이 집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아. 그럼 주택을 임대하는 사람은 여전히 내 옆의 주택, 또는 나의 동네 또는 인근의 주택 같은 것만 경쟁자로 보면 될까?


우리의 생활 중 많은 부분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을 때,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은 어느 장소에서 그 온라인으로 접속을 할까? 그것들이 언젠가는 다 "필수재"인 집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집에서 자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일하고, 온라인 몰에서 쇼핑하고, 게임을 하거나 또는 줌으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즐거움을 느끼는 극단적인 상상을 해봤어.

앞으로 만약 이렇게 집이 인간의 삶의 많은 활동들을 커버하는 공간으로 발전한다면, 집의 경쟁자는 고객이 시간을 보내고 비용을 지출하는 모든 영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자는 놀고, 먹고, 일하고 하는 모든 기능까지 고려해서 설계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부동산"으로서의 집 보다는 하나의 "정서적인 개념"으로서의 집이 부각될 것이고 그럴 수록 주택 임대 사업자는 본업인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 이상으로, 고객의 "시간"을 더 많이 가져오고자 하지 않을까? 아마 본업인 공간 임대 수익 보다도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목도할 수 있지 않나 싶어.


나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개인적으로 부동산의 모든 영역 중에서 미래가 가장 궁금한 섹터가 주택이기는 해. 앞으로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집은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다기능화되지 않을까? 앞으로 변화될 집의 모습과 기능이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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