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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생 v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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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Nov 02. 2023

안갯속

https://youtube.com/shorts/UM5zC-dwBVA?feature=shared


안개가 세상을 삼키는 일은 솔찬히 빈번하다. 밤낮의 등락이 큰 날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쪽에도 장단을 맞추기 어렵다 생각할 때 눈앞을 가리는 안개가 나타난다. 세상은 온갖 어려움뿐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안개만으로 날씨를 판가름해서는 안 될 법이다. 뭉게한 것들은 태양이 오르며 스르르 사라지고, 그제야 맑음이든 흐림이든 정체가 드러난다. 한순간에 방해 받는 시야로 세상을 속단할 것은 아니고, 무엇이든 적당히 숙성해야만 갈 길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침결의 안개가 기이한 한편으로 약간의 두근거림을 준다. 포장을 뜯기 전의 새로운 과자처럼 세상은 안갯속이다. 기쁨과 아쉬움이 대충 반반이라고 해도 하루는 설렌다. 만사에 지친 삶쟁이들을 위하여 자연은 곳곳에 서프라이즈를 준비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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