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후생 Jul 03. 2020

건강에 좋은 모든 행동을 동시에 하면

엄마와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박수였다.


"박수를 치면서 웃으면 건강에 좋대"


"그래요?"


나는 박수를 치며 억지로 웃었다. 어깨 마사지를 받은 것처럼 손에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손 근육에 알이 배긴 것도 아니었을 텐데 말이지. 그러고 나서 엄마는 TV 건강 프로를 보면서 쌓은 지식 보따리를 나에게 풀어놓으셨다.


"혀를 쭉 내밀어"

"그럼 독소가 다 빠져나간대"


"그거 너무 민간요법 아니야?"


"아니야, 의사가 나와서 한 말이야"


"그 의사 한의사 아니야?"


"아니야 내과 의사야"


두어 번 사실 확인을 한 뒤에야 혀를 내밀어 보았다.


"더, 더 내밀어야지"


"히헤 해해햐(이게 최대야)"


심하게 내민 것도 아닌데 혀 안쪽의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었다. 이걸로 독소가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해도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멍 때리는 게 뇌에 좋대"


"오 그렇지"


"아니 눈을 감으면 안 되지"


"안 감았어"


"아냐 넌 눈을 감은 거 같애"


나는 눈은 떴지만 초점은 없는 상태로 혀를 최대한 내밀고 박수를 치며 히히 웃어댔다. 분명 나는 몇 초 전보다 건강해지고 말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간지러운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