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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은둔자 Dec 10. 2021

스위스 로잔에서 집 구하기

집을 구하는 중에도 로잔에서 꼭 해야 할 것 4-7가지

스위스 로잔은... 이번 여름 이전에는 내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않았던, 너무 평범해서 두 번을 갔는지, 세 번을 갔는지 헷갈리고, 무엇이 있었는지도 크게 기억나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그저, 도시가 경사가 좀 있어서, 오르락내리락했던 것, 레만 호수를 끼고 있던 도시였다는 것 정도가 내 기억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였다.

그런데, 그런 도시가 갑자기! 내게 중요하게 되었다.


특별한 계기로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도시 로잔 별한 계기로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도시 

이번 여름에는 로잔에서 일주일을 머물며, 방을 구하느라 사방팔방을 뛰어다니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내놓은 셋집을 열심히 들락날락했었다. 스튜디오도 있고, 자취방도 있고, 셰어하우스도 있고...

호수가 바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은퇴한 과학자 할아버지의 집에 방 하나를 세놓은 곳도 있었고,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알프스의 하이디가 사는 집이 나와야 할 것만 같은 언덕 위의 나무들이 우거진 길을 한참 가야 나오는 이탈리아계 할머니가 아주 예쁘게 관리하고, 강아지도 고양이도 많이 있고 정원도 넓은 그런 집도 보았다. 결국에는 시내의 중심에 있는 셰어하우스로 결정을 했는데, 일주일 동안 하루에 2개 정도씩은 꼬박꼬박 집을 보고 다닌 듯하다. 


레만 호수의 로잔 반대편은 프랑스의 알프스이다. 로잔에서 배를 타고, 프랑스의 물로 유명한  동네 '에비앙'에 갈 수 있다.

레만 호수는 서유럽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한다. 알프스산의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이고, 스위스의 남서쪽 레만호수로 프랑스와 국경을 접한다면, 북동쪽 보덴호(독일어, 불어로는 콘스탄스호)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한다. 레만호는 이미 고도가 372미터이고, 로잔 도시의 가장 낮은 쪽에 해당한다. 로잔 중심지는 고도 495미터에서 가장 높은 곳은 고도 873미터. 즉, 도시가 500미터의 높낮이 경사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에 동경 올림픽이 있어서, 올림픽 박물관에서는 운동 관련 일본 만화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그나마 아이가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올림픽 박물관에서만 얼굴이 좀 펴진 채 돌아다니더라... 심한 녀석!


로잔 대성당의 광장에서 바라본 로잔 시내의 전경. 그날은 날이 참 좋았다.
로잔 대성당. 이곳은 개신교 성당이다. 이 성당은 파리의 노트르담을 리노베이션 한 프랑스 건축가 비올레 르 뒥이 맡았고, 그는 로잔에서 생을 마감하고 묻힌다.


플롱 Flon의 중심에 자리한 작은 광장과 조형물이 있는 작은 분수대 


덕분에 관광을 할 여력은 없었지만, 그래도~ 로잔에 왔으니, 레만 호수를 걷고(1), 올림픽 위원회가 있는 올림픽의 도시니까 올림픽 박물관(2)도 구경하고, 호숫가의 식당도 가주긴 해야 안 서운하지~ 또,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로잔 대성당(3)에서 도시의 전경을 보는 것은 꼭 해줘야 하는 필수 코스! 니까 굳이 시간을 내서, 어렵게 다녀왔다. 아이가 너무 아무 목적 없이 (아이에게 관광은 목적으로 칠 수 없는 하릴없는 일로 여겨지므로!) 돌아다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이것들을 하는데도 정말로 힘든 타협과 협박과 애걸복걸을 해야만 했다. 아이에겐 우리의 유일한 목적, 집 구하기만 하면, 다른 시간에는 쉬어줘야~ (당연히, 호텔에서) 하거늘, 힘들게 왜 돌아다녀야 하는 것인가! 이런 아이의 뚜렷한 의견? 주관?을 바꾸거나, 양보를 받는 일은 정말로 쉽지 않았다. 말 그대로 험난했다. 정말로 치사해서, 내가 관광을 안 하고 말지, 싶은 심정이 매번 불끈 솟아, 절반 이상은 그냥 포기하는 상황이다. 하여, 점점 '너랑은 같이 안 가', '나도 굳이 끌고 다녀주지 않으면 감사', 이런 분위기로 점점 함께 하는 여행은 저 멀리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이런 난관을 뚫고, 주말의 저녁 시간에 문을 연 다른 식당들이 없어서, 이전에 강이 흐르던 것을 막고 재개발을 하며, 다양한 쇼핑시설, 식당들, 유흥시설들이 즐비하게 있는 Flon 구역(4)에서 밥도 먹었으니, 대략 로잔에서 할 수 있는 핵심적인 광광 요소는 충족해준 셈이다.    


더 관광을 할 여력이 된다면, 시청 앞 Palud 광장의 메커니즘 시계(5)를 보고, 그곳의 카페 'Le Grutli'(6)에 가봤을 것이다. 이번에는 시청에도 못 가볼 정도로 정말 시내는 가야 할 집만 본 셈이다. 

광장의 메커니즘 시계는 베른의 메커니즘 시계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에 착안해 로잔의 박람회 때 일시적으로 만들어서 공개했는데, 인기가 많아 60년 가까이 철거하지 않고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로잔 연방 공대의 '로렉스 러닝 센터'(7)를 강력히 추천한다.

일본 건축가 SANAA가 국제 설계 경기를 통해 선발되어 설계한 건물인데, 우리 남편 왈, 근래에 본 건축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라는 평으로 추천을 대신하겠다. 나름 우리 남편이 내가 보고 싶은 건물들을 많이 따라다니면서 본, 서당개 3년의 풍월...이라고 하면 열 받으려나? 하튼, 나름 다양한 건물들을 많이 본 일반인의 시각에서도 분명 독특한 공간을 경험하게 해 준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로잔에서 집 구하기 

참고로, 로잔에서 집을 구하는 학생이라면, 아래의 사이트에서 왼쪽의 15개 카테고리에 나와 있는 곳들을 뒤져서 지원을 해봐야 한다. (영/불 버전)


https://www.epfl.ch/campus/services/housing/typesdelogement/residences-pour-etudiants/



일반인들이 직장을 구하는 다양한 방법들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영/불 버전)

https://www.movu.ch/region/lausanne/fr/recherche-appartement-lausanne/


https://www.expat.com/fr/guide/europe/suisse/lausanne/10416-se-loger-a-lausanne.html


https://www.travailler-en-suisse.ch/trouver-logement-suiss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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