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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erux Feb 19. 2019

말모이

두 돌 아이가 하는 우리 말 사전

요즘 나의 고민 중 하나는 영어다. 회사 생활이 쌓여갈수록 양질의 컨텐츠를 읽어야 하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야할 때가 많아진다. 문제는 그 안에 영어라는 녀석이 끼어 있다는 점이다. 중, 고등학교 배운 영어 실력을 가지고, 어줍잖은 지식으로 독해를 해내야하고,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위해 짱구를 엄청나게 굴려야 한다. 내가 이해한 뜻이 맞는지 불확실하여, 집에 돌아와서 그 내용을 곱씹는다.


영어라는 언어에 발목을 잡혔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들 녀석을 보면서 난 또 깨우침을 얻는다. 내 아들은 요즘 부쩍 말이 많이 늘고 있다. 근데 유심히 하는 말을 들어 보면, 몇 가지 단어만 가지고도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의자를 가리키며) '아빠, 해~~'   // 의자에 앉으라는 뜻이다

(정수기를 가리키며), '아빠, 내가 해~~' //자기가 컵에 물을 받겠다는 뜻이다.

(자동차를 가리키며), '아빠, 와~~' //자동차 놀이 하자는 뜻이다.

(화장실을 가리키며), '아빠 쉬~~' // 오줌을 누겠다는 뜻이다.

(형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가리키며), '이야, 붕붕 해~~' //형이 놀고 있는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싶다는 뜻이다.


깨달음이 온다. 영어를 말할 때도, 저런 느낌으로 해야겠다고 말이다. 괜히 어려운 단어를 섞어봐야 빠르게 영어실력, 특히 말하기 실력은 늘리기 어려운 것 같다. 다소 모자르더라도 내가 아는 단어를 가지고 다양한 상황에 적용해보려는 노력이 언어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지름길이 아닐까? 나만의 영어 말모이 사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I do English. I want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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