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의 <Way Back Home> 을 듣다가 문득 날아와 박히는 구절이 있었다.
내겐 그 누구도 아닌 네가 필요해.
우리는 타인에게 수도 없이 '그 누구' 이고, 또한 '너' 이다. 나에게는 '너' 인 사람이 슬프게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기도 하고, 나를 '너' 로 정의하는 '누군가' 를 애써 외면한 채 내게 반드시 필요한 '너' 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사랑의 화살표는 대개 그렇게 어긋난다. 다른 어떤 누구도 아닌 반드시 너여야만 하는 것, 그러니 살면서 언젠가는 그 조연같은 누군가가 되어야만 하는 것.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가 모르는 이유는 그의 시선에서 나는 그저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잔인하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에,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러니 너무 비참해 할 일은 아닌지도 모른다.
사랑은 반드시 그 사람이어야 하는 운명을 찾아내는 과제일까,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었던 누군가를 다른 사람이어서는 안되는 너로 만들어가는 과정일까. 우리는 길을 찾는 것일까, 아니면 길을 들이는 것일까. 정답은 없으니 오늘도 우리 존재 화이팅.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이던 조연이던 엑스트라던 상관없으니 각자의 자리에서 해나가는 그 수많은 종류의 사랑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