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동요를 들은지 9년차
팬션에 딸려있는 노래방에서 흥겨운 최신곡을 들은지 3년차
그 노래를 차에서 따라부른지 2년차
음정박자가사가 모두 맞지는 않지만
자신의 노랫소리를 사랑하는 첫째가
최근에 자신의 새로운 꿈을 발표했다.
"가수가 되고 싶어."
'오냐오냐. 가수가 되고 싶구나'
하고 말았다.
음정박자가사가 모두 맞지 않은 노래를 늘 나에게 들려주었기에.
유행가 같은 거라고.
지나가는 거라고 넘겨버렸다.
어느날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아이가 발치에 와서 나에게 기댔다.
"엄마 노래를 만들고 싶어. 노래를 만들려면 무엇부터 배워야 해?"
이 질문에 차마 '오냐오냐' 할 수 없었다.
"엄마 생각에는 피아노를 먼저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 음가를 익히고 악보를 볼 줄 알아야지."
"엄마! 나 당장 피아노 학원 다닐래!"
두 손가락으로 뚱땅거리는 소리가 제법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