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속에 숨겨진 진짜 마음
교육이나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나는 왜 엄마에게 이렇게 예민할까요?”
“회사에서는 참아지는데, 집에만 오면 폭발해요.”
“남편은 남들이 보면 좋은 사람인데,
집에 오면 저한테 상처만 줘요…”
“아버지는 남들에게만 좋은 사람이었어요.”
당신도 그런 적 있나요?
밖에서는 괜찮은데, 유독 ‘내 가족, 내 사람’에게만 날카롭고, 예민하고, 때론 미안할 정도로 차가워거나 분노 조절이 어려운 나
혹은 내 가족, 애인이 그런가요?
당신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진짜 답답해요.”
“도통 왜 그리 화가 나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화를 내는 건 상대가 잘못했기 때문일까요?”
밖에선 별일 아니었던 일들이, 가족 앞에선 너무도 쉽게 상처가 됩니다. 회사에선 꾹 참았던 말도, 집에 오면 나도 모르게 툭 하고 튀어나오죠.
그 후엔 늘 같은 후회가 따라옵니다.
“왜 또 그랬지…“
“미안하다고 말하긴 했는데…
그 말이 진심처럼 들렸을까?“
“이런 내가 너무 싫다.”
화를 낸 이유가 뭔지도 모를 만큼 복잡하게 얽힌 감정과 생각들이 찾아옵니다. 분명 괴롭고 지치고 외로웠는데, 막상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그 감정을 쏟아낸 내가 더 미워지는 날들이 반복됩니다.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누구보다 상처를 주는 내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괴롭고, 가장 아픕니다.
이 질문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기대, 안전함 그리고 간절한 연결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에게 그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너무 쉽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죠.
참 아이러니하게 들리기도 하지요. 당신이 나빠서만이 아니라, 오히려 기대와 신뢰가 크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의 흐름을
‘심리적 안전기지‘ 라는 개념으로 설명해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사람이라면 내 감정을 받아줄 거야’,
‘그래도 떠나지 않을 사람이야’ 라는 믿음을 품게 돼요.
바깥 세상에서는 참고 눌렀던 감정들이 그 ‘안전기지’ 앞에 서면 긴장이 풀리고, 무방비하게 쏟아지는 거죠.
아이에게 엄마가 그런 존재예요. 온종일 유치원에서 착한 아이로 있다가도 집에 오면 엄마에게 떼쓰고 울어요. 왜냐면 거기가 제일 안전하니까요.
이건 어른도 마찬가지예요. 밖에선 아무 말 못하고 참고 있다가, 집에 와서 배우자에게
“진짜 너무 힘들어!”
“왜 나한텐 이것밖에 안 해줘?”
하고 버럭하게 되는 것
아이처럼요.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거예요.
“나 요즘 너무 힘들어.”
“나 좀 알아줘.”
“너니까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말로 꺼내는 건 어렵고, 그러다 결국 화라는 방식으로 표현되곤 하죠. 내가 겪었던 외로움, 억울함,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눈앞에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쏟아내는 것이에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말이죠.
“이 관계는 소중하니까, 더 기대하고 싶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었어요.”
라는 말들이 숨어 있었을지 몰라요.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부정하기보다 내 안에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먼저예요.
1. 감정이 올라왔을 때 바로 반응하지 않기
마음속 ‘감정 버튼’이 눌리는 순간, 바로 말하거나 행동하기보다 ‘아, 내가 지금 안전해서 이런 마음이 나오는구나’ 하고 스스로를 알아차려 주세요.
2. 감정 뒤에 있는 진짜 욕구를 찾아보기
“왜 이렇게 서운하지?” “왜 이렇게 예민하지?”
-> “나, 오늘 많이 힘들었구나.”
-> “이 사람에게 기대하고 있었구나.”
3. 나중에 진심을 담아 표현해 보기
“그땐 미안했어. 내가 너무 지쳐 있었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도 관계를 회복하는 중요한 기술이에요!
그리고 꼭! 다시한 번 기억하세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만 화가 나는 건, 그만큼 그 관계가 당신에게 중요하다는 증거라는 것이요. 화가 난 당신도, 상처받은 그 사람도 서로에게 진심이기 때문에 아프다는 걸요.
오늘은 그 마음을 조금 더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진심을 배워가는 당신과
그 사람에게 다정한 하루가 함께하길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