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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쟁이김작가 Feb 20. 2022

방송작가의 첫걸음, 방송아카데미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면 필독!ˆ̑՝̮ˆ̑❤︎



지금은 방법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 테지만, 내가 방송작가가 되고 싶어 시작했을 때는 각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방송아카데미를 통해 많이 진출했다. 라테는~이라는 화법을 참 좋아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이 화법이 내게 맞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음을 미리 전하며 대략... 16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방송작가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방송작가가 될 수 있어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방송작가, 우리가 생각하는 TV 드라마에서 보이는 작가의 모습은 흔히들 키보드 앞에서 떡진 머리를 하늘 높이 묶어 올리고 무릎이 늘어난 운동복 바지에 정신없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좀 더 진보하기도 했지만 나도 방송작가는 그런 사람이구나 하며 생각하던 사람 중 하나였고.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면 여러 루트가 있는데 보통 정통으로 밟는 코스는 방송 3사의 이름을 딴 방송아카데미를 들어가는 것이었다. K사, S사, M사 방송아카데미가 가장 일반적이어서 보통 이 세 곳 중 하나를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였다. 나는 가장 가격이 저렴했던 K사를 선택했다. 내 동기나 친구들은 M사도 많았고 S사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K사의 과정은 총 6개월이었고 이 과정을 끝까지 수료하면 수료증 발급과 함께~ 방송국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각 방송아카데미마다 선생님들이 달랐는데, 내가 있던 K사 방송아카데미에는 예능, 교양, 라디오에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분들이 선생님으로 계셨고 현업에서 일하는 선배 작가님들도 종종 강사로 초빙되어 강의를 진행하곤 했다. 10년도 더 된 기억이라 더듬어 생각해보면, 매일 과제가 꼭 하나씩은 있었는데 그 과제를 얼마큼 잘하느냐에 따라 성적도 매겨졌으며, 조를 짜서 발표하는 팀 과제와 개별과제 등 다양하게 방송에 대해 익히는 훈련을 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성적이 좋고, 과제를 잘해가면 방송아카데미를 다니는 동안 수료를 하지 않아도 금방 캐스팅(?)되어 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다들 기대에 부풀었는데 결국 방송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방송작가로 남은 동기들은 나를 제외하고 2명 남짓이 되었다. 왜일까? 그렇게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들인데, 끝까지 수료하지 않은 이들도 있고 수료를 해서 취업했지만 며칠 만에 그만두고 다른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게 된 것일까. 그건 차차 나의 이야기를 통해 밝힐 예정이니 다시 돌아가 보자.


어쨌든 방송아카데미에서는 교양, 예능, 라디오를 번갈아 수업하며 적성에 맞는 것을 수강 기간 내에 찾는 것이 목표였다. 한 반에는 보통 30명 정도의 인원이 있었는데(이건 조금 정확하진 않음) 조별로 뭉칠 때는 5-6명이 한 조가 되었고, 연락처 및 이름이 적힌 연락망을 서로서로 만들어 주고받고 방송작가가 되었을 때 연락할 수 있도록 나름의 연대를 갖춰나갔다. 나의 경우, 예능보다는 교양이 좀 더 맞는 느낌이었다.


예능 수업 시간에는 현재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과 함께 만약 내가 예능작가가 된다면 어떻게 기획안을 내고 프로그램을 짤 것인지 이런 것들을 해나갔다. 내가 좋아했던 건 무한도전(당시엔 무모한 도전이었음)이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짜 보려고 노력했지만... 사실 유머 코드가 있지도 않으며... 뭔가 재미와 빅웃음을 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우리 반에 있던 동기 중 한 명이 무한도전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건 내가 본사에 들어가고 나서였던 걸로 기억한다. (친하지 않았음, 이름도 까먹음)


나는 교양이 좀 더 맞았던 것 같다. 어떤 인물, 사건, 사물의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선, 때론 따스하게 때론 거침없이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대학교에서도 소설, 시, 드라마, 영화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걸 보더라도 어떤 분야에서 자신이 더 맞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므로! 고민도 더 할 겨를 없이 나는 교양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은 예능 + 교양이 결합된 형태도 많이 나오고, 그 경계가 무색할 정도로 좀 더 분야가 넓어지고 상충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라디오 수업을 들었을 땐 이미 월등하게 그 수업을 커버하고 따라 하는 동기가 있어서 우리는 그녀를 라작이라 불러주었고 응원해줬다. (그녀는 그 이후로 라디오 작가가 되었다가 기자가 되었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어떤 부분을 잘하는지 궁금했고, 동기들 중 2-3명과는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어쨌든 이렇게 다양한 수업을 통해 아카데미에 들어간 수강생들은 수료할 때쯤 되면 아카데미 선생님들로부터 제안을 받거나 추천을 받게 된다. 그러면 방송작가로의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된다. 아무래도 6개월을 봐온 선생님이기에 신뢰감도 두터워졌을 테고,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방송 시스템의 흐름은 알고 있을 테니 아무런 준비 없이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든든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다 필요 없었다. 현실은 또 달랐으니까)


여기서 포인트는 방송작가가 어떻게 되는지인데, 방송아카데미 말고도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인맥이다. 이미 방송작가를 하고 있는 다만 막내가 아닌 그 위 서브, 또는 메인작가의 경우엔 자신의 인맥으로 팀을 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이런 걸 또 '낙하산'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들어온 사람들 중에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맥을 무기로 경력만 쌓다가 나가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이럴 땐 참 씁쓸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인맥으로 가는 건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길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직접 본인이 구성작가 사이트에 올라온 작가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것이다.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긴 한데, 안 되는 경우도 꽤 많다. 우선 아카데미 수료자가 아닐 경우, 처음 해보는 일일 경우, 이럴 땐 외주제작사건 본사이건 간에 배제하는 경우도 꽤 있다. 고로 직접 본인이 지원할 경우에는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해서 지원하는 것이 좋다. 이를 테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해 자소서와 경력서를 준비하는 것이 좀 더 눈에 띌 수 있다는 거!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면, 각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방송아카데미를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거! 그리고 또는 주변 지인 중 방송작가를 현재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맥을 활용해보는 것, 다 모르겠고 일단 하고 싶다면 구성작가협의회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인공고 중인 곳에 지원해보는 것 중에서 할 수 있다. 크게 이 세 가지의 루트를 통해 갈 수 있으니 참고하여 방송작가로의 첫걸음을 떼어보길 추천한다.


* 참고로 현재는 더 많은 방송아카데미에서 방송작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검색만 해보더라도 어마 무시하게 나올 테니! 주저 없이 검색해보자~ (나때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방송작가 수업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와 이렇게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구나 느끼는...)


또한 작가 단톡방에서도 구인구직하는 글이 올라오기에 방송작가가 되는 방법은 참 다양하고 많아졌다. 참고하자!


두근두근 떨리는 방송작가로의 첫걸음,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제일 열정적이고 무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기억에 남기도 하네.


내가 가장 반짝반짝 빛나던 첫걸음의 날이◡̈



핑크쟁이김작가
방송작가로 8년, 콘텐츠 에디터로 4년 도합 12년 넘도록 계속 글을 써오고 있는 초보 주부 겸 프리랜서 작가.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고 남편 밤톨군과 낚시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중. 남편이 주로 낚싯대를 점검하고, 아내는 필요한 짐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 아기가 좀 더 크면 같이 낚시방랑가족이 되는 게 꿈인 낚시꾼이에요 :) 아기자기한 것을 사랑하는 핑크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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