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갈로에서의 하룻밤과 얼음낚시의 매력

낚시꾼 부부의 취미생활

by 핑크쟁이김작가

일상에 찌들어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방갈로에서의 하룻밤, 얼음낚시


얼음낚시는 한정적이다


제대로 얼음이 두껍게 얼어있는지

그 얼음의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즐빙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그래서 겨울 한철, 한 시즌에만

가장 춥고 시린 날이 아이러니하게도

얼음낚시를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다시, 또 마둔지

지난번에 다시 찾은 마둔지

우리는 방갈로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계속해서 얼음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두텁게 얼어붙은 얼음 상태를 확인하고

방갈로에서 따뜻하게 몸을 녹인 뒤

본격적으로 낚시 준비를 하기로 했다

※ 방갈로란?
1. 처마가 깊숙하고 정면에 베란다가 있는 작은 단층 주택. 본디는 인도 벵골 지방의 독특한 주택 양식으로서 풀이나 기와로 지붕을 인 목조 건물을 이른다.

2. 산기슭이나 호숫가 같은 곳에 지어 여름철에 훈련용, 피서용으로 쓰는 산막(山幕), 별장 따위의 작은 집.

7번 방의 기적을 꿈꾸며

지난번에는 날씨가 안 좋았지만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서

방갈로 앞에 마련된 데크 자리에서

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오붓하게 둘이서 사람들 시선을 받지 않고

추우면 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바로 앞에 마련된 자리에서 즐겨도 되는,

이곳의 장점을 마음껏 누려보기로 했다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배불리 아침 챙겨 먹기

무엇보다 적당히 얼음낚시를

밖에서 하기 좋았던 건,

차가운 겨울바람이 잔잔히 머리카락을

간질이는 그런 날씨였기 때문이다

얼음낚시는 두텁게 얼어있는

얼음을 끌이나, 보링비트로 뚫어주는 것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보링비트로 뚫는 것은 끌로 할 때보다

조금 더 깔끔하고 매끈하게 구멍이 나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핸드메이드 초릿대가 장착된 전동릴을

꺼내어 우리만의 낚싯대를 완성했다

덕이를 끼우고 얼음 속에 넣어두니

이내 톡톡 살아있음을 알리는 입질이 시작됐다

이렇게 한 마리, 두 마리 피라미와 빙어가

번갈아가면서 잡히기 시작했다


한정적인 기간에 얼음이 두텁게 언 상태에서

추운 날씨를 견디며 낚는다는 것만으로도

얼음낚시를 즐기는 이유는 충분하다


쳇바퀴처럼 어느 기계의 부속품이 된 것 마냥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면서 보내는 일상의 무료함을

낚시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연습을 한다


그 연습의 시작은 낚시였고,

직장생활에 잠식되어버리지 않도록

남편과 나는 아니 적어도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와 재미를 찾아보기로 했다


바다낚시의 스릴과 에너지도 좋지만

한정적이지만 맹렬한 추위에 맞서 낚는

얼음낚시의 매력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쉴 틈 없이 잡히는 물고기를 빼다 보면

남편과의 대화는 늘어가고

통 안에도 점점 물고기로 가득 채워진다

물고기가 채워질수록

우리에게 남아있던 스트레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둔지의 조황은 빙어보다는 피라미가

더 많이 잡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빙어도 있지만 크기가 상당히 크고

생각보다 피라미가 더 많은 곳이다


휘어짐이 엄청난 남편표 초릿대가

얼음 구멍에 넣으면 바로 휘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흥분하면서 낚싯줄을 끌어올리는 나와

쉴 틈 없이 물고기를 빼주는 남편,

얼음낚시로 하나가 된 우리를 발견했다

2 걸이가 되어 올라오기도 하고 3 걸이,

4 걸이, 그렇게 한 번에 훅훅 올라오는 즐거움

작은 바늘을 톡톡 치는 피라미들을

낚을 때마다 남편과 나는 분주해졌다


피라미는 빙어처럼 투명하지 않고

은빛에 기름지느러미가 없는 어종이라

잡으면 헷갈리지만 잘 살펴보면 차이가 난다

방갈로 앞에 설치해놓은 장비는

하나하나 남편과 준비해나간 것들이다

이 장비를 준비하면서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생각하게 되었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있다는 건

같이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즐거움이 된다


그리고 좀 더 단단하게 관계를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1월 말의 날씨는 추웠지만

남편과 함께 낚시를 하면서 두텁게 얼어붙은

얼음에 감탄하며 낚시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존재감 드러내며 낚시터로

놀러 온 누렁이를 만났다


느릿느릿 자기만의 속도를 내면서

낚시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 방갈로를

하나하나 다 들여다보는 모습이

마치 이곳의 주인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내 앞까지 와서 맛있는 걸 달라는 듯

우두커니 앉아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덩치 큰 누렁이의 묵직한 애교에

먹을 만한 걸 찾아서 조금 나눠주고 나니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낚시를 하러 왔다가 친구를 얻은 기분이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줄 커피 한 잔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 우리지만

따뜻하게 몸을 녹이는데 딱 좋은 건,

아마도 커피가 아닐까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종이 드립에 부어주니 그런대로 고소한

맛이 나는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추운 데 오래 있었던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커피 한 잔의 위로!

처음으로 해보는 밤낚시는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낮에 부는 차가운 바람과 달리

밤에 부는 겨울의 맹렬함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 위로 내려앉은 어둠을 헤치고

빛을 비춰주어 빙어들이 모이도록

랜턴을 얼음 위에 올려두고 낚시를 시작했다


뜨문뜨문 올라오는 빙어와 피라미

덕분에 남편과 도란도란 대화가 늘어갔다


성과에 집착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것이 아닌,

과정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

술은 없었지만 뜨끈뜨끈하게

허기진 몸을 따뜻하게 녹여줄

어묵탕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남편의 말처럼,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자 거짓말처럼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매섭게 부는 차가운 겨울 밤바람에

뜨거운 어묵탕이라니, 이 놀라운

조합을 낚시에서 빼놓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덕분에 고기도 더 잡고,

우리의 한정적인 얼음낚시는 성공적이었다

욕심을 덜어내니 더 많이 잡히는

신기에 가까운 우리의 조황은 푸짐했다

새벽녘까지 이어진 얼음낚시는

동트기 직전에 끝났다


다음날 새벽 해가 뜨자마자 일어나

다시 얼음낚시 피딩 타임을 누리기 위해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전날 잡았던 것에서 추가로 몇 마리를

더 잡아서 기분 좋게 피딩 타임을 즐겼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남편과 이번에도

정말 만족스러운 낚시를 즐겼다는

행복이 마구 밀려오기 시작했다


한정적인 얼음낚시에서 우리가

얻은 것들은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 그 이상이었다

얼음낚시의 마무리는 역시,

양은냄비에 끓인 라면이다


묵은지를 넣어 칼칼함이 배가 된

라면 냄비를 앞에 두고,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남편과의 시간을

맛있게 먹어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새벽녘에 잡아 올린 빙어에 대한 이야기,

다음 시즌엔 어떤 것을 낚을 것인지

어디로 떠나볼 것인지 계획은 자꾸 늘어가고

남편과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는 일만 남았다

새벽까지 이어진 얼음낚시의 감동을 뒤로 하고

짐을 정리하고 보니, 방갈로는 텅 비었다


남편과 때론 야외에서 겨울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하기도 하고 따뜻한 텐트 속에서

다리 쭉 펴고 누워있다가 낚시를 하고,

이렇게 분리된 공간인 방갈로에서 짐을 두고

방갈로 앞에 앉아서 낚시를 하기도 한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올겨울 아쉽게 얼음낚시를 놓쳤다면

다가오는 봄 시즌에 할 수 있는 물낚시

(루어낚시)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일상에 찌들어 갈 때쯤 찾아온

방갈로에서 보낸 얼음낚시의 시간


일상에 지쳐 쓰러지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낚시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마둔지의 방갈로는 오전 10시에 퇴실이니, 참고해서 이용하도록 하자. 미리 선 예약은 필수! 이제는 얼음이 녹고 있는 졸빙 시즌이기에, 빙어 대신 낚을 수 있는 어종을 고민해봐야 한다. 루어낚시가 제격이지만 좀 더 따뜻한 봄이 완연해질 때까지 기다려보자.
핑크쟁이김작가와 밤톨군의 낚시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