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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Nov 05. 2023

괜히 먹고 싶어 지는 것

혼자 살면 가끔 서럽다

부모님과 같이 살 때는 새해 떡국, 생일 미역국과 찰밥,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런 것이 특별하지 않았다.

생일이니까 당연히 먹는 미역국이었고 크리스마스니까 당연히 먹는 케이크이었다.

철딱서니 없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심지어 어머니가 떡국 끓여놨으니 먹으라고 해도, 먹고 싶지 않다며 먹지 않기도 했다.

 

혼자 살면서 당연하게 먹던 것들을 챙겨 먹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독립한 뒤로 생일 당일에 미역국을 먹은 게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생일 케이크도,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혼자 있으면 오히려 골칫거리다. 

선물로 케이크가 들어오면 '이걸 어떻게 처리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혼자서 한판을 먹기는 힘들어 먹다가 결국 버리게 된다.

가족과 함께 살 때는 케이크 한 판이 이렇게 큰 지 몰랐다. 


딱히 떡국을 좋아하는 것도, 케이크를 즐겨 먹는 것도 아닌데, 뭔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못 먹는 상황이다 보니 뭔가 서글프기도 먹고 싶기도 한 느낌이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은 헛헛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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