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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Feb 12. 2023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마라.

착한 아이 콤플렉스 

착한아이 콤플렉스
타인으로부터 착한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중학교 때였다.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던 건.

그때의 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어서,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도 못했고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내 모습이 가식적으로 보였던 탓인지, 어떤 친구가 뒤에서 내 욕을 하는 걸 전해 들었다. 그냥 내가 싫다고 했다. 어린 마음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그 친구 앞이면 나도 모르게 주눅 들었다. 나를 싫어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었지만 나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나에게 '왜 너는 거절을 안 해? 왜 다 괜찮다고만 하는 거야?'라고 물었다. 

"응? 괜찮으니까!"라고 답을 하긴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는 정말 괜찮아서 괜찮다고 한 게 맞나?'

'거절을 해도 되는 건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건 욕심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거절하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거절을 한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최대한 친절하게 이런 사정으로 안될 것 같아라고 설명을 했더니 상대방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거절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중에는 거절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 느꼈던 이 경험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생활에서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고, 나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족시키고 싶은 사람과 미움받아도 괜찮은 사람을 나누기로 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면 내가 병이 나거나 모두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약 20% 정도는 나를 싫어할 것이기 때문에 나를 싫어해도 괜찮은 사람을 내가 선택하기로 했다. 타인의 감정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으므로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고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싫어하는 것이라면 고쳐야겠지만 별 이유 없이 싫어한다면 그냥 그 사람의 감정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사회생활이 조금 편해졌다. 회사에서 나에게 주어진 업무에 집중하고 적당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내가 미움받아도 괜찮다고 분류한 사람들에게는 에너지를 덜 쓰고 내가 미움받기 싫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썼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부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억지로 미움받을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를 심하게 죽이는 일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고 싶었던 것만큼 나를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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