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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ge Erica Sep 18. 2019

그 집은 영재고 보내려고 얼마 썼대요?

공부가 머니? 핫한 프로가 나왔다

부모는 자녀를 사랑한다. 너무 사랑해서 혹독하기도 하고 또 너무 사랑해서 한없이 너그럽기도 하다. 이 모두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시그널이다.

자녀를 낳았을 때로 돌아가면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인 것만 봐도 감격스럽고 감사가 절로 나온다. "튼튼하게만 자라 다오."를 연신 입 밖으로 내뱉는다. 아이의 얼굴을 보면 자동적으로 미소가 지어지고 뭘 해도 그냥 예뻤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에겐 그럴 때가 있었다.


아이가 점점 자라서 자기 의사를 밝히기 시작하면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차가워지얼굴을 보기만 해도 절로 지어졌던 미소는 노력으로 지어지는 미소가 된다. 아이를 예뻐하는데 노력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몸과 마음 불일치.


남의 자식은 다 잘 크는 것 같고 뭐든지 다 잘하는 것 같아 부모는 위기감을 느낀다. 고개를 돌려 내 자식을 보면 한숨만 쉬어진다. 뒤쳐지는 느낌이 들어 더욱 매몰차게 채찍을 가한다. 어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해 보지만 내 맘처럼 되지 않음이 야속해진다. '다 지 잘되라고 이러는 건데... 아마 너 지금은 싫어해도 나중 되면 나한테 고맙다고 할 거다.'라고 생각하며 나중을 기약한다.


그러느라 자녀에게 있는 돈 없는 돈 쏟아부어 교육을 시킨다. 몇 천들여 영재고 간 아이 집 문이라도 만지면 내 자식이 잘 될까 싶어 기웃거리는 게 부모다. 그 맘도 모르고 자식은 시시때때로 실랑이를 한다. 정말 상전도 이런 상전이 없다. 치사해도 나중을 위해 지금 이 정도 고생쯤은 감당할 수 있다며 안팎으로 부모는 동분서주한다. 내 자식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성공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걸까?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프로그램인 '공부가 머니?'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창 해맑게 뛰어놀아야 할 것 같은 나이의 아이가 공부에 짓눌려 있는 모습을 보 마음이 아팠다. 그럼 아이를 그냥 놀게 하면 될까? 공부시키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니 공부를 시키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그 또한 나중에 후회하 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둘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이다(현재 중1). 아이의 알림장을 확인해보니 내일 단원평가가 있으니 준비를 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내일 시험이 있으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런데 아이의 대답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엄마, 난 100점 받는 것은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물론 나도 이 말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이의 의도는 자신은 점수 따위 중요하지 않으니 공부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얄짤없이 하드 하게 공부를 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기 때문에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내가 이 상황에서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나 역시 아이가 100점 받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가 아이에게 진정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평가를 하는 의미였고 둘째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는 태도였다. 단원평가는 배운 부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험을 준비하면서 배운 내용에 대해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공부해서 알면 되고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바로 면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 태도가 중요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단원평가를 준비해야 하는 아이에게 내가 가르쳐주고 싶었던 두 가지를 잘 설명해주었고 아이는 너무도 심플하게 " 그래요?" 하더니 교과서를 가져와서 나와 함께 공부를 했다.


아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다. 왜 그래야 하는지 납득이 되도록 배경 설명을 충분히 한다면 말이다.


https://youtu.be/w8 tBNKD1 J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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