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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rdSong Apr 13. 2024

선생님의 6학년 5반 첫날 느낌

2024년 3월 4일 선생님의글밥 

제목:  선생님의 6학년 5반 첫날 느낌


아침에 오자마자 아이들 책상을 닦고

그새 먼지가 또 앉았을 교실바닥은 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를 버리고 왔다.


비스듬히 내리비치는 햇살이

화사하고 따스했다.

입김은 나지만 봄은 봄이다.

나에게는 봄은

아이들과 함께 온 해가 더 많았다.

1년을 쉬고 다시 아이들과 함께 봄을 맞는다.


잘 쉬어서 충전된 몸과 마음으로 맞는

아이들이 오는 아침.


8시 20분쯤 되니

아이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했다.

6학년인데 아직 중학생티가 나기보다는 5학년에 가까워 앳되다.


새 교실에 들어와서 신통하게도 차분히 앉아 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나만 보고 있다.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처음 만나는데 뭔가 느낌이 매우 편안하고 친근한 아이들이다.

말을 많이 해보지 않아도

들어오고 앉아있는 몇 분의 공기로도 느껴진다.


우리의 마음이 잘 맞겠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농담은 농담으로 받고

진지한 얘기는 진지하게 듣는다.

분위기가 좋다.

나도 아이들이 좋고 아이들도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쉬는 시간에 앙또님이 "선생님도 개학이 싫죠?" 한다.

우리 반이 싫다는 뜻은 아닌 거 같고

학교 와서 피곤하단 말인 것 같았다.

웬만하면 아이들이 하는 말은 동의하고 공감 해주고 싶은데

실제로 싫지 않았어서

정말로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심이었다.

앙또님은 할말이 없어졌는지 더 묻진 않지만, 기분이 괜찮은가 보다.


만나고 싶었는데 막상 만나니

2년 전 어렸던 그 아이들이 이렇게 잘 컸다.

우리가 이렇게 만날 줄 모르고 보낸 1년 사이에

아이들은 5학년을 보내며 자라있었다.


앳되지만

분명 쑥 자란 진짜 6학년들이다.


인연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너희들의 초등 마지막 1년을 나와 함께 해주어

고맙다.


오늘이 너희들에게

참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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