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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쥴스 Sep 16. 2022

독서모임,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

독서모임 4년 운영해보니

읽은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어서 답답하다? 그렇다면 당장, 독서모임을 시작하세요!


“독서모임 그거 대체 왜 하는 거야?” “사람들 만나서 그냥 수다 떠는 거 아니야?” ”그거 하면 독서에 도움이 돼? 이런 의문들을 품고 계실 거예요. 독서모임이 특히 독서 초보자 분들에게 더 필요한 이유와 모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알려 드릴게요. 좋은 독서모임을 찾는 꿀팁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들어주세요!


1. 책을 여러 번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책 한 권이 던지는 질문에 다각도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내 뼛속까지 남는 독서를 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바쁘고, 읽을 책도 너무나 많고,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기회를 갖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요.  독서모임을 하면 재독을 하지 않고서도 재독을 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나와 다른 환경, 직업, 세계관을 가진 멤버들과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 그들의 관점에서 책을 여러 번 다시 읽을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볼게요.

<여덟 단어>라는 인문학 책이 있어요. 이 책은 '자존'이라는 명제를 깊이 다루고, 내 안의 소리를 듣고 나답게 살라고 말해요. 저는 이 책으로 하여금 내 결정을 밀고 나갈 용기를 얻었거든요. 하지만, 멤버분들의 의견은 너무나 다양했어요.  

"자존이라는 무거운 명제를 단순하고, 쉽게 다룬 점이 아쉽다."

"저자가 자존을 직접 고민한 과정이 나와있지 않아서,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을 주신 멤버분들이 계세요.

이렇게 같은 책을 읽어도 저마다 감상이 모두 달라요. 이 과정에서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 방법을 익힐 수 있고, 나와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심과 포용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2. 나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수 있다.

혹시 대낮에 친한 친구랑 그것도 맨 정신으로 “좋은 삶이란 뭐라고 생각해?” “후회 없이 죽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주제를 두고 진지하게 대화해 본 적 있으세요? 이런 말을 꺼내면 진짜 친한 친구는 “어디 아프냐?”라는 말을 할 수도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친할수록 이런 대화를 하기가 더 어려워요. 그런데 책에 기대면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진지하고, 깊고, 진솔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일상을 살면서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어요. 내 생각을 자기 검열 없이 솔직하게 터놓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타인에게 받아들여지는 귀한 감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책이 나를 보듬어 주는 포근함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3. 평소의 나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읽게 된다.

책을 한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 들어보셨죠? 한 분야에만 치중된 독서는 시야를 좁게 만들어요. 채사장의 <열한 계단>이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어떤 독서는 한 인간의 지평을 넓히지만, 어떤 독서는 오히려 그를 우물에 가둔다.”  

독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깊어지는 독서와 허무는 독서. 지식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깊이도 물론 종요하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편한 지식을 받아들여야 해요. 내 좁은 그릇의 벽을 허무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과학과 종교는 사이가 좋지 않아요. 팩트를 중시하는 과학과 현실 초월적 현상을 믿는 종교. 과학 서적만 읽은 사람은 종교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성경만 읽은 사람도 과학을 받아들일 수 없고요. 과학이라는 우물, 종교라는 우물에 갇히게 되는 거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사람은 게으르다.” – 비트겐슈타인

우리 부디 게으른 사람이 되지 말아요.


<좋은 독서모임 찾는 법>

1. 꼭! ‘유료’ 독서모임에 가입하세요. 

트레바리가 고가 멤버십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가 모임에 열심히 참여할 사람들만 영입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커뮤니티의 수준은 그곳에 참여한 사람들이 결정합니다. 내가 돈을 지불한 만큼, 무언가를 얻어 가고 싶은 욕심이 커질 테고, 참가자들이 그만큼 모임에 진심으로 참여할 거예요. 모임장 역시 모임 진행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거고요.  


2. 발제문이 제공되는지 확인하세요.

발제문 모임의 설계도와 같아요. 참여자들이 얼마나 깊은 생각을 하고,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느냐를 결정합니다. 독서모임의 이점은 input이 아니라 output. 내 생각을 정리하고, 말해보는 것에 있어요. 일방적으로 모임장의 설명을 듣는 식으로 진행되는 모임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아요.


3. 1년 이상 된 모임(1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모임장)을 찾으세요.

제가 직접 운영을 해보니, 모임을 유연하게 진행하려면 최소 1년은 지나야 해요. 열정만 있는 운영자를 믿고 따라와 주신 멤버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꾸준하고 열심히 공부해 어요. 모임을 이끌어가는 시간이 쌓일수록, 독서모임의 진짜 주인공은 책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알게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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