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Vision and Inspiration | 비전과 영감
"위험한 여정을 함께할 대원 모집. 적은 임금, 혹독한 추위, 몇 달이나 지속될 어둠, 끊임없는 위험, 안전한 귀환 장담 못함. 성공 시 명예와 인정(Men Wanted for Hazardous Journey. Small Wages, Bitter Cold, Long Months of Darkness, Constant Danger, Safe Return Doubtful. Honor and Recognition in Case of Success). ”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경은 1914년 남극 횡단 탐험에 함께할 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이 대담한 광고를 냈다. 광고는 영국과 미국의 신문에 게재되었는데, 이 위험한 남극 탐험 미션에 참가하기 위해 셀 수 없는 지원자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섀클턴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5천 명이 넘는 지원자의 서류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그는 탐험대 최고 책임자로서 과학자, 엔지니어, 선원, 사진작가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 56명의 탐험대 인원을 선발했다.
이 탐험은 남극 대륙을 해안 끝에서 반대쪽 해안까지 장장 2,900 킬로미터에 걸쳐 횡단하는 전무후무한 탐험이었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섀클턴과 그의 대원들은 1914년 8월 런던에서 본선인 인듀어런스Endurance호와 지원선인 오로라Aurora호에 28명씩 나누어 타고 출항했다. 그러나 곧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여정은 예상치 못하게 지연되었다.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바람에 본선인 인듀어런스호는 1915년 10월 남극 웨들해Weddell Sea의 얼음에 갇혀 표류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음 덩어리들이 달라붙기 시작했고, 결국 배는 얼음에 깔려 침몰하고 말았다. 배를 포기한 섀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은 아무도 없는 않는 황량한 남극 바다의 거대한 얼음 조각 위에 친 텐트에서 기약도 없이 생활하며 바다가 더 얼어붙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1916년 4월, 그들이 비상 상륙한 코끼리섬Elephant Island은 구조의 기대는 전혀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아무도 탐험대가 그곳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섀클턴과 그가 손수 뽑은 5명의 정예 탐험대원들은 6미터 길이의 작은 돛단배인 제임스 케어드 James Caird호를 타고 구조를 요청하러 떠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대원들을 뒤에 남겨둔 채 출발한 제임스 케어드 호는 남극해의 찬 바닷물, 그리고 배에 달라붙는 얼음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며 지도에도 없는 사우스 조지아South Georgia 지역의 내륙을 걸어간 후에 마침내 구조의 손길을 만났고, 몇 달을 기다린 후 그 해 9월 뒤에 남겨진 탐험대원 전원을 무사히 구출해 냈다. 코끼리 섬에서 남극해를 거쳐 사우스 조지아까지 이어진 탐험대의 여정은 무려 1,300킬로미터에 이른다. 이 항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은 보트 탐험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이 위대한 여정은 미지의 탐험에 대한 56명의 간절한 열망이 모여 시작된 것이다. 탐험대원들은 어려움에도 아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반드시 살아남아 탐험을 완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던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초기 우주 탐사에 참가할 지원자들이 기꺼이 화성 탐험에 나서려는 이유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 기술 컨퍼런스에서 달과 화성은 종종 부자들을 위한 탈출구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며 초기에 화성을 향해 떠나는 사람들은 훨씬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화성으로의 탐험은 어렵고, 위험하고, 살아 돌아올 확률이 매우 낮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서 돌아올 사람들에게 화성이란 남극 탐험대를 모집하기 위한 섀클턴의 광고처럼 느껴질 것이다. 즉, 화성을 향하는 초기 탐험가들에게는 큰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은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 상태의 행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은 현지에서 초기 탐험가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져야 한다. 화성에는 제철소부터 피자 가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필요하다. 머스크는 역설적으로 화성에 갈 수 있는 충분히 경제적인 수단만 갖추어진다면 자연스럽게 화성에서의 기업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머스크는 기업가이지만 모험가이기도 하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미래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희망적인 날이다(If you get up in the morning and think the future is going to be better, it is a bright day).”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비전을 사람들에게 제시한다. 낙관주의에 집중하고 세상이 인지하는 한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비전은 그의 성공을 이끌어온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2017년 국제우주항공대회에서 우주에 대한 열망을 ‘아침에 일어나기 위한 목적’ 중 하나라고 언급했으며, 미래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주로 나가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일 것이다. 이 세상에는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도 많고, 인간을 비참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일도 많다.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며,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스스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머스크는 조언한다.
인류의 일원으로서 사는 것이 기쁘게 느껴지는 삶의 보람이 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로켓 기술을 이용해 우주를 탐험하고, 전기 자동차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하 터널을 이용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며, 인공지능 개발을 통한 삶의 변화와 새로운 미디어 벤처를 통한 혁신을 추구하는 가치 있는 일이다.
그가 영감을 주는 리더인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는 크게 생각하는 것(think big)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것을 달성한다. 둘째,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 그는 다양한 인터뷰에서 항상 최악의 실패를 상정하고 그 영향을 시뮬레이션해 본 후 그것이 감수할 만한 것인지 결정한다고 말해왔다. 인간으로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실패가 당연히 혁신의 한 과정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실패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가지게 된다면 마음만 먹는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셋째, 그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직장에서의 워라밸work-life-balance 측면에 집중하지 말고 자신의 목적이 이끄는 일에 올인하라고 조언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참여하고 비전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조직이 변화될 수 있다. 넷째, 또한 그는 대중과의 소통에 능하다. 머스크는 자신의 비전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 개방적이고 필요시에는 수용적인 태도를 취할 줄 알며, 주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도전 과제, 업데이트를 대중과 기꺼이 공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투명성은 청중과 머스크 사이에 신뢰와 포용성을 구축해 그들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수성가형 기업가로서 꿈을 꾸는 많은 사람들의 롤 모델이 된다. 그는 무엇이든 직접 이해하려고 노력한 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한다. 그는 엔지니어이자 과학자로서 스스로 축적한 지식과 전문성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기며, 늘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며 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렇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직접 부하들에게 ‘해 보이면서’ 리드하는lead by example 것이다. 머스크는 현장 직원들 속에 들어가 함께 업무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하며 각 벤처 기업의 기술적 측면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그의 실무적인 접근 방식은 직원들에게 헌신을 불러일으킨다.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는 전염성이 있다. 많은 경우 미래는 ‘만들어진다.’ 리더가 미래를 확신으로 디자인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영감을 받는다. 거대 프로젝트에 대한 머스크의 헌신과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 원활한 소통 능력은 젊은 기업가, 엔지니어, 혁신가들이 꿈을 꾸고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든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청중들이 그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