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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Jul 29. 2020

슬럼프 이겨내는 7가지 방법

슬럼프에 빠지면 심리적, 육체적으로 무기력해진다. 슬럼프에 빠진 운동선수는 평소 능숙하게 했던 동작들마저 실수를 한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는 아무리 책상 앞에 앉아있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슬럼프에 빠진 강사는 수강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 슬럼프에 빠진 직장인은 무슨 일을 해도 진행이 안 되고, 무기력함과 답답함이 온다.      


많은 자기계발서 작가들, 세계적인 운동선수들, 동기부여 강연자들은 슬럼프에 대해 이야기한다. ‘슬럼프를 겪는다는 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절망하지 마세요. 슬럼프를 사랑하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은 마음은 다시 불타오르지 않는다. 슬럼프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갑자기 들이닥친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어제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가도, 오늘은 평소보다 더 안 되는 것이 슬럼프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선수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데뷔 2년차이던 2008년, 타자로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80경기에 출전해 3할 3리를 치면서 몸값이 뛰고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듬해 그는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타율이 1할8푼까지 떨어진 것이다. 최악의 상황엔 2군으로 내려가야 할 정도였다. 손 선수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갑자기 공이 잘 맞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이전 성적에 자만하지 않았고자신도 있었고무엇보다 열심히 했거든요나중엔 내 실력이 정말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게 아닐까 자책하게 됐어요.’        


그는 시즌을 마치자마자 타격 코치를 찾아갔다. 이후 타격폼을 고쳐 잡았고, 다행히 2010년 시즌에서 3할대로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현재 그는 KBO리그 연봉 TOP5 안에 들어갈 정도로 인정을 받는 국내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최고의 기량을 내는 선수들 중에 슬럼프를 겪는 것은 한두명이 아니다. 운동선수들은 한번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스폰서, 구단에서 보는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고없이 슬럼프가 온다. 선수시절 LPGA 투어 12년간 25회 우승기록을 세운 박세리 감독 또한 인터뷰에서 본인도 선수시절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슬럼프가 있었죠첫 라운드에서 스윙을 하는데 내가 갖고 있던 감의 스윙이 아닌 거예요그리고는 둘째 라운드부터 못 쳤죠.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회 끝난 뒤어 일주일쯤 쉬고 다음 대회에 나갔는데 똑같은 거에요그래도 슬럼프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그런데 그게 슬럼프였던 거죠저는 운동선수니까 슬럼프가 올 것을 알고 그것마저도 대비할 정도로 완벽주의자처럼 생활을 했거든요그런데 그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거예요마치 내 인생의 모든 게 골프에 담긴 것처럼 살았는데골프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던 거죠돌이켜보면 슬럼프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걸 배웠고 그간 보지 못한 걸 보게 됐어요.’      


운동선수들은 슬럼프에 취약하고, 가장 많이 접한다. 만약 슬럼프를 예상하고 준비하면, 우리는 이를 방지할 수 있을까? 최고의 선수들은 슬럼프에 대비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서울대 심리학과 김수안 박사는 6시즌 이상 뛴 프로야구 선수 175명(타자 104명, 투수 71명)을 대상으로 매 시즌 성적을 분석하여 논문 ‘프로야구 선수의 탄력성 연구 : 역경 극복 과정을 중심으로’을 제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슬럼프의 횟수나 기간은 선수의 성적과 무관하다. 유명한 선수라고 슬럼프를 덜 겪거나, 무명선수라고 해서 슬럼프를 더 자주 겪는 것은 아니었다.      


슬럼프의 원인에 대해 분석해 놓은 글들은 참 많지만, 이유가 가지각색이다. 정확히 밝혀진 것도 없고 각각의 주관적인 입장만을 내놓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000 문제가 생겼다’ 라고 하지 ‘슬럼프가 왔다’라고 하지 않는다.(간혹 문제를 회피하면서 사람들의 위로를 받기 위해 그러는 사람이 있긴 하다.) 슬럼프가 왔다는 것은 본인도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열심히 무언가를 해내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슬럼프를 경험하는 것은 운동선수들뿐만이 아니다. 학생들도 공부를 하면서 갑자기 문제가 이해되지 않거나, 풀리지 않는 경험을 한다. 평소 같았으면 분명히 쉽게 풀릴만한 문제인데 도저히 공식이 떠오르지 않거나, 머리회전이 되지 않는다. 직장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히 일도 잘되고 상사에게 칭찬도 받았는데, 오늘은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아이디어도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994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슬럼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61.6%의 사람들이 주기적인 슬럼프를 경험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영업직, 사업가들은 더 심각하다. 고객들만 만났다하면 불티나게 팔렸던 상품들이, 어느 순간부터 도저히 팔리지 않는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갑자기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 벗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슬럼프의 원인은 찾을 수가 없다.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도 없다. 만약 어떤 문제를 미리 준비하여, 대비할 수 있었다면 그건 애초에 슬럼프가 아니었던 것이다. 슬럼프는 보통 박세리 선수가 경험했던 방식으로 온다. 하루에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 같은 자세로 같은 환경에서 연습을 하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온 몸에 신경이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


밥 먹듯이 편하고 익숙했던 자세가 1초 만에 낯설고 어색한 자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무의식의 영역으로 몸에 저장되어있던 스윙이, 갑자기 날아가 버린다. 일을 하다가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던 모든 파일들과 소프트웨어들이 갑자기 날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파일을 잘 저장하고, 정리를 잘 해둔들 이것을 어떻게 대비하는가? 혼신을 쏟아 만들었던 모든 자료들이 갑자기 통째로 사라지는데 말이다.      


슬럼프에 대한 너무 막막하고 우울한 이야기만 했다면, 이번에는 슬럼프의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슬럼프에 긍정적인 면이 어디있냐’고 따지고 싶겠지만, 정말로 존재한다. KBO 리그 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던 김수안 박사의 자료에 따르면, 슬럼프를 극복한 선수들은 대부분 이전 시즌에 비해 오히려 성적이 향상되었다. 


슬럼프 전 선수들의 평균 타율은 0.278이었지만 슬럼프 시기 0.215의 타율을 겪고 나면 0.293으로 타율이 향상되었다. 또한 슬럼프를 겪기 전 투수들의 평균 방어율은 3.31이었는데, 슬럼프 상황에서 6.11로 치솟았다가 다시 3.25로 슬럼프 이전보다 떨어지는 경향이 보였다. 선수들은 슬럼프 전보다 성적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훨씬 더 단단하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박세리 선수 또한 마찬가지다. 박세리 선수는 약 2년여 간의 긴 슬럼프를 딛고 재기에 완전히 성공했다. 은퇴 직전까지 갔던 그녀는 재기 이후 한층 더 안정감 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슬럼프의 원인도 모르고 어떤 형태로 올지도 우리는 예측할 수가 없다. 대비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대신에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이겨낼지에 집중해야 한다. 만약 슬럼프를 넘기게 된다면 우리는 이전보다 한 계단 더 성장할 수 있다.     


슬럼프 극복 방법에는 수많은 주관적인 의견들이 있지만, 가장 신뢰가 가는 것은 21세기 최고의 강연자 21명‘에 뽑히기도 했던 쉴라 머레이(Sheila Murray) 박사의 ‘슬럼프 극복의 7가지 지혜’이다. 머레이 박사는 약 20년간 10만 명이 넘는 영업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성공요인들을 정리하고 분석했다. 성공한 영업사원들의 가장 큰 요인이 ‘슬럼프 극복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슬럼프에 관련된 자료들과, 인터뷰들을 모아 7가지의 슬럼프 극복 방법을 체계화시켰다. 아래의 방법을 숙지하고, 자신에게 적용될만한 내용을 하나씩 해본다면 충분히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첫 번째, 하던 일을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 일단 슬럼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슬럼프가 왔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붙잡고 하려고 할수록,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이 강화되고 자신감이 떨어질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였던 박세리 감독 또한 슬럼프가 왔을 때는 장기간의 휴식기간을 보냈다.      


두 번째, 초심으로 돌아가라. 슬럼프의 상황에서도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스킬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다. 마음을 추스르고 긍정적인 마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정말 쉬운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라. 심리적 압박감과 조급함을 잠시만 떨쳐내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가장 쉬운 것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하라.     


세 번째, 슬럼프가 왔을 때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라. 전혀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빠지면, 자신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나는 원래 안 될 사람이었어.’, ‘완전히 망했다.’ 라는 생각을 씻어내라. 그냥 슬럼프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슬럼프를 겪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라. 슬럼프 자체는 우리에게 단기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슬럼프로 인해 부정적인 신념을 갖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당신의 삶 중에서 그래도 괜찮은 다른 부분에 생각을 집중하라. 슬럼프가 온 일 이외에 새롭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친구, 모임, 가족, 세미나 무엇이라도 좋으니 참여하라.     


네 번째,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 마라. 비교하지 않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지만 노력해볼 가치가 있다. 당신 자신과만 경쟁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응하기 보다는, 당신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쌓아 나가라.      


다섯 번째, 긍정적인 대화로 삶을 채워라. 긍정적인 대화란 실제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말고도 본인의 생각까지 포함한다. 자신과 대화를 할 때도 긍정적으로 해야 한다. 실패담이 아닌 성공담을 나눠라. 성공의 크기는 상관없다. 잠재의식은 우리의 대화를 모두 기억한다. 부정적인 상황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잠재의식은 부정적인 대화를 기억해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나는 뭘 해도 안 돼’ -> ‘나는 뭘 해도 잘되는 사람이야’     


여섯 번째, 의사결정을 내리지 마라.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몰입하던 일에서 갑자기 슬럼프가 오면 당황과 동시에 조급함이 든다. ‘역시 나랑 이 일은 잘 안 맞았던 게 아닐까’, ‘이제 그만두라는 신호가 아닐까’ 등등... 최악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조급함에서 나온다. 슬럼프에 빠지면 판단력이 흐려지므로, 중요한 판단은 잠시 보류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일곱 번째, 당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줄만한 사람을 만나라.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치유를 받기도 한다. 친한 친구여도 좋고, 직장 동료여도 좋다. 심지어는 고객이어도 좋다. 당신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라도 좋으니 일단 만나보아라.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면 우리의 잠재의식은 ‘그래, 내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 거야’ 라고 생각한다.  

   

슬럼프가 왔다면 가장 먼저 하던 일을 멈추고, 7가지의 지혜를 천천히 살펴보라. 그 다음 본인에게 하나씩 적용하라. 어느 순간 슬럼프가 사라지고 한 계단 더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약정리 :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슬럼프가 있었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면 반드시 슬럼프가 찾아올 것이다. 슬럼프는 예측할 수 없고, 원인도 알 수 없다. 당연히 대비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슬럼프라고 불리는 것이다. 막연하긴 하지만 한편으로 슬럼프는 우리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나면 우리는 기존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쉴라 머레이 박사의 ‘슬럼프 극복의 7가지 지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라. 하던 일을 멈추어라. 초심으로 돌아가라. 자신을 판단하지 말라.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 말라. 긍정적인 대화를 하라. 의사결정을 내리지 마라. 자신감을 심어줄만한 사람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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