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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Aug 14. 2021

골드만삭스를 퇴사하고 새벽 배송을 시작한 이유



김슬아 대표=마켓컬리



1. 엘리트 출신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83년생 부산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김슬아 대표는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민사고 문과에 수석 입학했다. 이후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웰즐리 대학 정치학 학사 과정을 거쳤다.
     
김슬아 대표는 학력뿐 아니라 커리어 역시 화려하다. 골드만삭스, 맥킨지앤드컴퍼니, 베인앤드컴퍼니, 테마섹홀딩스 등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를 다니며 커리어를 쌓았다. 보통 사람은 한 번 들어가기도 어려운 회사들만 골라 이직을 척척해낸 것이다.
     
    
2. ‘배움’을 찾아다니다
     
김슬아 대표는 첫 직장인 골드만삭스에서 승진을 앞두고 돌연 회사를 옮겼다. 김슬아 대표는 상사에게 “승진하면 무엇이 달라지냐"라고 물었고 상사는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1년은 쉬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그 대답을 듣고 김 대표는 회사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직을 하게 된다. 더 높은 연봉과 편안한 업무가 보장된 자리였지만 그는 배움을 찾아 떠난 것이다. 그렇게 여러 직장을 돌아다니며 그는 계속해서 배우고 공부해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어 갔다.



출처=마켓컬리



3.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하다

김슬아 대표는 직장 내 소문이 날 만큼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는 성인 아토피를 겪으며 먹는 것이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다. 좋은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그는 직접 농가와 연락을 하며 깐깐하게 자신이 먹는 것을 따졌다.
     
하지만 매번 현지에서 나는 작물들을 택배로 받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언제 상품이 도착할지 모르고, 또 오는 내내 온도가 유지되지 않으니 상품이 상해서 오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러한 고민거리를 대신 해결해 주는 곳이 없어 김 대표가 직접 나섰다. 그는 출근 전에 배송을 완료하겠다는 아이디어로 맛집 동호회 멤버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4. ‘새벽’ 배송의 시작을 알리다

김슬아 대표는 자신이 먹거리를 사면서 했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새벽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렇게 마켓컬리는 유통업계 최초로 새벽 배송을 도입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단순히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만 시작한 새벽 배송은 아니었다.
     
“고객이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일까?”
“고객이 가장 신선식품을 받기 편한 시간은 언제일까?”
     
이러한 물음으로 김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 한 걸음 다가가며 고객 가치를 창출해 냈다.
     
현재 새벽 배송 시장의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2조 원으로 처음 새벽 배송을 시작한 2015년(약 100억  원)에 비해 200배가량 성장했다.
   


출처: 마켓컬리


     
5.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하다
     
김슬아 대표는 상품을 어떻게 하면 신선하게 집 앞까지 배송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김 대표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한다.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일반적인 유통업체들이 사용하는 콜드체인 시스템과 다르게 산지에서 수확할 때부터 저온으로 상품을 보관한다.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이전의 대규모 유통 업체에서도 완벽하게 구현한 곳이 없을 만큼 구축하기도, 운영하기도 어려운 시스템이다.

풀콜드체인은 고정 비용이 높아 운영하기 어렵지만, 김 대표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객 만족과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더 우선적으로 두었다.
     
     
6. 배송 매니저들에게 고정급을 주다
     
김슬아 대표는 새벽 배송을 시작할 때 상품을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장점도 이외에 기존 새벽 배송 시장의 업무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배송 매니저들에게 고정급을 드리면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배송 물량이 적었던 초기에는 손해를 많이 봤지만 배송 매니저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며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할 수 있었다. 또한 일정 무게 이상의 상품은 배송 기사를 위해 수량 제한을 걸어두기도 했다.
     
     
7. 청소를 하며 업주를 설득하다
     
‘신선하고 질 좋은 식품과 식재료를 확보하는 일’
     
마켓컬리가 초창기 가장 공을 들였던 일이다. 김 대표는 마장동에서 최고 품질의 프리미엄 소고기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꼭 마켓컬리에 입점 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마켓컬리는 홈페이지도 개설되지 않은 신생 업체로 요구를 들어줄 리 만무했다.

그래도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매장 바닥을 청소하는 열의를 보이며 업체를 설득해갔다. 2주 동안 매일 마장동을 찾아가며 호소한 끝에 해당 브랜드를 입점 시킬 수 있었다.
     
마켓컬리에서 200~300g 단위의 소포장 방식을 제안했는데 처음에는 업체에서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고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맛보게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소포장 입점 또한 이뤄낼 수 있었다.
     
해당 브랜드는 ‘미식의 상징’이라고 불릴 만큼 미식가들 사이에서 이름이 난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 계약은 초창기 마켓컬리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 프리미엄 고기를 소포장으로 판다는 소식이 회자되면서 마켓컬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다.


8. 가격 경쟁력이 아닌 상품 경쟁력을 택하다
     
마켓컬리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다른 유통 업체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했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 상품 중 직원들이 먹어보지 않은 상품은 없다고 말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새로운 식재료들을 먹어보면서 입점할 제품을 선정한다. 마켓컬리 상품 선정 기준은 카테고리 별로 적게는 70개, 많게는 100가지에 이른다.
     
김슬아 대표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상품 경쟁력을 택했다. 유통은 좋은 상품을 매개로 할 때 존재의 의미가 있고, 좋은 상품이 없으면 좋은 플랫폼이 될 수 없다 생각했다.



출처=마켓컬리



9. 첫 모델이 전지현?
     
어느 날 김슬아 대표는 배우 전지현이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한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마케팅 팀 직원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이 전지현과 아는 사이인데 전지현이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한다고 한 것. 그래서 김대표는 전지현에게 광고 모델을 제안했고 전지현은 흔쾌히 수락했다. 광고 현장에서 전지현은 자신이 마켓컬리를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직접 말하며 피드백을 줬다고도 한다.
     
해당 광고는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신규 고객 유입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단순히 전지현이 톱스타라는 것을 넘어 마켓컬리 고객 페르소나와 일치하는 이미지 상을 가졌기 때문에 효과는 더욱 뜨거웠다.

 
10. 데이터로 결정하다
     
김슬아 대표는 데이터를 마켓컬리의 핵심 기준으로 내세운다. 주문 발주를 얼마나 넣을 것인지, 어떤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을지, 입고와 재고관리는 어떻게 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 등의 답을 마켓컬리는 데이터에서 찾는다.
 
데이터만 전문으로 분석하는 ‘데이터농장팀’도 따로 있다. 그들이 개발한 대표적인 시스템이 ‘데이터를 물어다 주는 멍멍이’ 데멍이다. 일종의 알람 시스템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적시에 알려 줄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 밖에도 피드백을 기다리는 야옹이, 예측하는 무당이 등 직원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문제 해결과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고안되고 있다.


출처: 마켓컬리



11. 포장이 신선도를 결정한다
    
마켓컬리는 파손과 신선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포장만을 연구하는 별도의 패키징팀을 따로 두고 있다. 마켓컬리는 1년을 열 개가 넘는 절기로 나누어 각각의 포장 법을 달리 연구하고, 하루 동안에도 발생할 온도별, 시간별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포장재를 실험하고 업데이트한다.
     
2019년 9월에는 모든 포장재를 친환경 종이로 바꾸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도입했다. 올페이퍼 챌린지만을 위해서 1만 시간의 이상의 연구를 했다고 한다. 또한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보냉제를 물과 재활용 비닐로 제작한 친환경 에코워터 팩으로 교체했다.  

   
12. 무섭게 성장해온 마켓컬리
    
마켓컬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약 9531억 원으로 2017년(466억 원) 대비 3년 만에 20배가량, 2015(29억 원)에 비해 약 330배 증가했다.

하루 평균 주문 건수는 12만 건 내외로 새벽배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충성 고객, 재구매율도 높다. 지난해만 280만 명가량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고 올해 5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800만 명을 넘으며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신규 가입 고객 재구매율은 70%를 넘어서고 있다.

그렇게 마켓컬리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길을 열어오며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 영상으로 확인하기 ▼

https://www.youtube.com/watch?v=5A7xDHOrw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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