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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동 무화과 Jan 28. 2024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무 살엔 몰랐지만,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

가끔 다양한 이유로 지칠 때,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을 때, 미래가 막연히 막막하게 느껴질 때 읽으면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읽는 내내 정말 큰 지지와 격려로 위안을 받을 수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우리 모두 결심하고 한 발짝만 움직이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결심하고 한 발짝만 움직이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다방면으로 잘 알려주는 책.

다시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마음 먹은 나에게 굉장히 용기를 불어주는 내용이었다. 비록 거의 서른 살의 나이에 보게 되었지만, 구구절절 끄덕이면서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스무 살에 봤더라도 과연 정말 진심으로 이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을까? 저자가 하는 내용들은 너무나 당연해서 어디에서든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이긴 하다. 누구나 고개 끄덕이며 읽을 만한 내용이지만, 그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엿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면 마냥 멀게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스무 살에 이제 막 대학을 입학했을 때에는, 나의 ‘선택’에 의해 내 인생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친듯이 다양하게 펼쳐 있는 선택의 갈림길을 보며, 무한한 가능성보다는 전혀 그 뒤를 예상할 수 없는 불확실함에 대한 불안감만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창 “뭘 해먹고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달고 살 때, 아빠는 “20대면 뭐든 할 수 있다. 좋을 때다. 부럽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 나이때 어른들이면 누구든 할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그 말에서 어떤 위로도 받지 못했다. 아마 그때 이런 책을 읽었더라도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 같은 이유이다. 한참 후에야 내가 선택한 인생의 기로에서 재밌는 일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아빠가 왜 가능성을 운운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창업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진짜 나의 선택으로 내 인생이 얼마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씬에 들어오고 나서야 내가 보기에 멋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지 여부도 단지 스스로의 ‘선택’일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때문에 나 역시도 그런 멋있는 삶을 살겠다고 선택만 하면 얼마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의 한계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본인이 만들 뿐이다. 돌이켜봤을 때 나 역시도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스스로를 규정 짓고 살고 있었고, 그 틀 때문에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인생에서 엄청 중요해 보이는 일들이 지나고 나면 별 것 아니라는 것에도 정말 동감했다. 그리고 이는 내가 살면서 배웠던 정말 중요한 깨달음이기도 하다. 막상 닥쳤을 때에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도 지나고 나면 그랬던 적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할 정도로 희미해진다. 특히나 망각에 있어서 엄청난 특혜를 받은 나로서는,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데 엄청난 강점이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 회사나 제품의 실패가 나의 실패가 아니라는 것도,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고 있을 때에는 머리로는 알더라도 가슴으로는 이렇게 인지하는 게 절대 불가능했다. 공감은 안 되더라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되뇌였던 말인데, 이제는 훨씬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나고 보니 그저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싶을 뿐이다. 이렇게나 덤덤하게, 세상을 조금은 초연히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려나. 그래서 한편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을 다 나에게 있었던 일들과 대응시키며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했다. 스스로 그간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구나 새삼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새롭게 알게 된 부분, 그저 그간 어렴풋이만 느꼈던 부분은 ‘인생의 불확실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만 잡으면, 그 이후로는 이렇게 삶에 대해 고민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래서 20대 중반에 한창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해 토로할 때, 이 시기만 지나고 나면 우리 모두 더 즐겁게 살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보면 또 나름의 고민과 걱정을 안고, 또다시 이런저런 불안 속에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하며 사는 것 같다. 나 역시도 내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마다 이런저런 철학책을 주기적으로 펼치고 있는 걸 보면, 저자가 말한 불확실성이 정말 온 인생 통틀어 계속해서 있겠구나 싶다. 그렇기에 그 불확실성을 인생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여기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라는 것도. 


최근 창업을 해야되긴 하는데, 아이템이 딱히 없어서 막막해하고 있었다. 뭐라도 빨리 아무거나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이 책 초반부 ‘문제 찾기’와 관련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보며, 조금은 생각을 바꿔 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제대로 된 문제만 찾으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얼마든 찾을 수 있다는 것. 주변에 존재하는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내가 풀 만한 문제가 보인다는 것. 그리고 자원이 한정되어 있더라도 오히려 말도 안되는 것들을 연결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


끝내주게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한 몸과 마음이 준비되었다. 이제 펼쳐나가기만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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