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Jan 26. 2021

로맨틱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서평인 듯 서평 아닌 듯, 《5가지 사랑의 언어》

사내 동호회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회원이 취미생활을 발표했어요. 결혼을 고려한 여자친구와 함께 해외여행 휴가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고 결국 자신이 즐기는 산악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죠. 전 당연히 여자친구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했을 거라 여겼죠. 그런데 보여준 사진에는 마치 혼자 떠난 것 같았어요. 여자친구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한 것인지 혼자 간 것인지 물었죠. 다른 사람들 반응에 화들짝 놀랐어요.


"여자친구와 산악자전거라고요, 로맨틱하지 않아요."


왜 로맨틱하지 않을까요? 전 뭐든 함께 하는 게 좋은데요. 전 그게 더 로맨틱해 보이는걸요. 순간 저를 스쳐 지나간 책이 있었죠.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으로 예전에 팀 회식에서 매니저가 이 책을 언급하며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를 알려줬어요. 각자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어떤 대답을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아요. 인정의 말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고 짜증이 나는 상황에도 남편이 저를 인정해 주는 말을 하면 잘 풀리는 편이거든요.


5가지 사랑의 언어


그런데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니 제 사랑의 언어는 '함께하는 시간' 같아요.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자전거 여행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도 그렇고, 부록의 진단 결과도 그렇게 나오네요. 전 차를 마시든, 식사하든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가급적 핸드폰을 쳐다보지 않아요. 상대의 그런 행동이 싫기 때문이죠. 저를 존중 혹은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느껴지거든요. 저자는 '함께하는 시간' 이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온전히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를 파악하고 사용하는 것은 비단 부부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자녀에게도, 동료에게도, 친구에게도 필요하겠죠. 어리석게도 저는 인정하는 말이 제1의 사랑의 언어인 사람에게 늘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비난하고 혹은 칭찬에 만족할까 봐 걱정했어요. 


작은 일을 칭찬해 주면 거기에 안주해 더 발전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것은 그릇된 통념으로 이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말로 칭찬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정하는 말이 제1의 사랑의 언어인 사람에게는 이런 말이 더 큰 성취를 추구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됩니다. 

《5가지 사랑의 언어》 중에서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이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 그만큼 모두가 자신의 '사랑 탱크'가 채워지길 원하죠. 저 역시도 그래요. 내 안의 사랑 탱크가 채워지길 원한다면 다른 사람의 사랑 탱크도 돌봐야 겠죠?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 탱크가 넘쳐나도록 그 사람과 소통가능한 사랑의 언어를 써야 겠어요. 


동호회 회원은 과연 여자친구와 자전거 여행을 함께 했을까요? 자전거 여행은 회원 혼자 하고 저녁 시간을 함께 멋진 호텔에서 보냈더군요. 여자친구분의 사랑의 언어는 적어도 함께하는 시간은 아니었나 봅니다. 여러분의 사랑의 언어는 무엇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