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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부 Aug 04. 2018

[육아일기] 아기가 내게 오고 난 후 13화

100일이 되기까지



                                                                                                                    

육아 기간을 돌이켜보면
아기가 100일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가장 남기고 싶은 말이 많으면서도,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일은 
별로 없는 때인 것 같다.

한 아이가 선잠자는 생명체에서
통잠자는 인간으로 거듭날수록
내 자신은 없어져만 가던 시간이었는데,
밥주기, 재우기, 씻기기 등의
기본적인 일들이 무한 반복으로 
하루가 채워졌다.

그 시기에 신랑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다행히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만약 독박육아로 100일을 보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면
100일 전까지는 최대한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 시기는 산모도 몸회복이 되가는 때이므로,
장기적으로 육아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백일상은 집에서 간소하게 하려다가
지방에 사시는 시댁이 결혼식 이후로
친정과 처음으로 함께 하는 자리였기에,
잘 대접해드리고 싶어
백일상 대여가 가능한 
한식당에서 하게 되었다.

백일상 앞에 아이를 앉히고 사진을 찍고,
아이를 보며 나온 음식을 먹느라 부랴부랴
바쁘게 시간이 지나가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업체직원분이 나타나셔서
"오늘은 아기가 주인공이지만,
그동안 고생하신 산모님도 주인공인
날입니다. 수라상을 따로 드릴께요~~"
라고 해주시며 상을 따로 주셨는데
그때 그만 왈칵 울어버리고 말았다.

100일의 기간 동안 많이 외로웠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웠는데,
직원분이 해주신 예상치 못한 말씀이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은 것 같다.

그 때 내가 흘린 눈물은 살아오면서 
흘린 눈물 중 가장 복잡 미묘한
심경을 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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