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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도란프로젝트 May 05. 2024

"학습"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서른 아홉 번째 주제


예전부터 나는 학습이 느렸다.


한글도 또래보다 늦게 떼었고

말도 느려서

웅변학원에 다녔다.


어릴 땐

나의 속도가 평균에서 얼마나

밀어졌는 지 알 길이 없었다.


조금씩 등수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나의 정도를 알게되었다.


지금도 나는 한참 느리게 배운다.


새로운 걸 시작하려 할 때면

괴롭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


사람도 그렇다.

나는 그렇게 많이 데어보아도

또 그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아닌 것을 앎에도

나는 곧잘 그곳으로 달려든다.


마음이 이겨서 그렇다.


학습이라는 것이

그렇다.


꼭 잘 안되곤 하는 그런 나의 버릇들 같은 것.



-Ram


채워야 생기가 돈다.

채워야 버릴 수 있다.

채움을 멈추지 말자.

고이면 썩기 마련이고,

순환이 되어야 한다.

이왕이면 선순환.

뭐라도 채워보려고

영어 기사를 읽고,

코어 운동을 하고,

사랑을 고백하고,

도전을 하고,

좌절을 느끼고,

나를 다시 다독이고,

곧 사라질 루틴을 만든다.

열심히.



-Hee


고양이를 키우며 배운 고양이와 고양이 러버의 세계. 잘 모르니까 두렵기만 했던 트레일 러닝의 세계. 다시금 스며드는 활자와 사유의 세계. 연애와 결혼을 하며 배운 지영의 세계.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학습하며 그것들로 나의 정체성을 구성해가는 일은 욕망과도 닿아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며,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나를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유난히 부쩍 자라났다.


요즘 내 욕망은 사실 온통 달리기에만 매달려있다. 어떤 장비와 어떤 옷을 사야 하는지, 체력을 효율적으로 기르는 방법은 무엇인지, 어떤 주법과 훈련법을 택해야 부상 없이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관련된 지식이라면 쓸모가 있든 없든 일단은 머릿속에 끝없이 집어넣고 있다. 하나의 세계를 배워가는 초반에는 어쩔 수 없이 도파민이 폭발한다. 도무지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Ho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다양한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

확실히 도움을 받고 있다.


공부를 하는 자체는 괜찮은데 그 결과가 나를 나타내고, 그 안에서 서로가 경쟁하는게 힘들다.

나는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같다. 문제는 경쟁이 싫어도 또 이기고 싶으니까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교양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인도 늦게 공부를 시작했다고, 대한민국 어느 시험도 100점 맞으라고 하는 시험은 없다고 그냥 채우라는 요건만 맞추도록 공부해야지 다 잘하려고 하면 힘들다고 하셨다. 


나는 확실한 계획이 있고, 그걸 하려면 이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완벽은 필요없다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 긴장도를 내려놓아야겠다.


모르긴 몰라도 24시간 스터디카페가 운영되고, 어느 시간에 가도 사람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일거다.



-인이


2024년 5월 5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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