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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쎄요 Jan 09. 2018

처칠은 어떻게 영국을 구했나. <다키스트 아워>

[브런치 무비패스] 조라이트 2017 작품



Darkest Hour  
새로운 비서로 온 레이톤이 방에 들어서자 처칠은 시가에 불을 붙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제목처럼 영화는 전체적으로 짙은 어둠속에 갇혀있는 영국을 보여주지만, 그때마다 처칠이 피는 시가의 불빛은 가늘게 화면을 비춘다. 






처칠은 굉장히 거칠고 알콜중독에, 심지어 국왕도 무서워하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다키스트아워에선 그의  내면에 대해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룬다. 예를들면 지하철에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흐린다든지, 자신의 작전이 실패한 후 이탈리아와 협상하게 됐을 때 무력감, 그리고 국왕이 집에 찾아왔을 때의 안도감이 게리올드만을 통해 세밀하게 표현된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은 비로소 시가의 대해 이해하게된다. 천천히 타는 시가처럼 처칠 역시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일종의 성장스토리로 볼 수 있겠다. 
강력하게 밀어부치는 그의 행동에는 그만큼 많은 고민과 좌절이 있었다는 것을 적절하게 드러내는 방법 같다.

영화는 시가 뿐만아니라 처칠이 있는곳마다 가는 조명을 통해 빛을 비춘다. 당시 영국의 상황에 유일한 빛, 희망이었다는 것을 경외하듯 말이다. 












처칠의 내면을 다소 집착적으로 따라가는 영화는 누군가에겐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덩케르크>를 가지고 홍보하고 있으니 당연히 사람들은 놀란의 덩케르크 정도의 압도적인 비쥬얼을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할까봐 걱정이다. '전쟁 영화' 치고 인물 묘사를 중점적으로 했다는 것이 비슷한 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덩케르크는 전쟁터에서, 다키스트 아워는  집과 궁전, 그리고 의회를 주 무대로 사용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봐야할 것 같다. 

흥미로운점은 덩케르크는 동료 병사들을 통해, 그리고 자신을 통해 성찰 혹은 각성하는 감정선을 유지한다면 다키스트아워는 전쟁 상황이라곤 믿겨지지 않게 활기차고 일상적인 런던 거리의 시민들을 통해서 깨닫는다는 점이다. 
개인 차량 창문을 통해 비춰지는 거리는 초반에 한번 후반에 한번 등장한다. 
초반엔 지하철을 탄 적이 한번도 없다는 처칠의 말이 장난스럽게 지나지만 후반부엔 직접 내려서 지하철을 타는 모습이 그려진다. 처칠은 시민들과 장난스럽게 "만약에 우리가 히틀러와 협상하는 건 어떨 것 같나요?"라고 질문한다. 그러자 대부분의 시민은 절대 안된다. 끝까지 싸워야한다. 라는 말을 한다. 



이 시퀀스는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한다. 
이때까지 처칠의 주장은 다소 낭만적이고 무모한 주장으로 비춰졌다. 나조차도'그냥 협상 하면 안되나.. 누굴 위한 선택이지?'라는 생각이 많이들었고 처칠조차도 편지를 통해 자기가 뭐라고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의 대한 좌절이 드러낸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대화를 통해 그의 주장은 힘이 실린다. 나를 위한 결정이 아닌 영국 시민들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우리에겐 승리만 기다리고 있다고 외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콧대(?) 라고 해야하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이러한 전개는 결국 현재 영국 전체에게 던지는 메세지다. 쓰러져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것. 후퇴란 없고 우리에게 승리만 있다고 강력하게 전달한다.  물론 영국인이 아닌 우리가 보기엔 다소 영뽕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마지막 승리를 외치는 처칠의 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지 않을 현재 영국 시민이 있을까? 
그래도 가끔 이런힘이 필요하긴 할 것 같다. 우린 문화를 매우 하찮게 보지만 문화만큼 우리의 마음에 잘 스며드는 장치도 없기 때문에.





마지막 연설을 끝내고 영화 속 가장 빛나는 조명속에 퇴장하는 처칠의 모습이 자꾸 생각 나는 영화다. 








브런치 무비패스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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