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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뱅 Aug 30. 2021

반도체, 언제까지 삼성전자만  바라볼 건가요?

괜히 수출품목 1위겠습니까?

대한민국 업종별 수출 품목 부동의 1위 반도체.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 나라의 산업과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반도체는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시대의 흐름이 자율주행과 AI, 빅데이터, 더 나아가 양자컴퓨팅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커져가고 있다. 산업의 큰 물결이 만들어지고 나면, 업황은 자연스레 좋아진다. 업황이 좋다면, 기술력이 높은 기업이 먼저 앞서 나가고 이어서 후발주자들도 각자의 색깔을 만들면서 시장 전체가 성장한다.


반도체라는 전체 섹터에 대해 모두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내용을 한 번에 쏟아낼 수도 없거니와 그럴만한 역량도 나에게는 없다. 하지만 주식 투자라는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탐욕적인 시장에 뛰어든 이상 공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기에 오늘도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공부를 해야만 한다. 특히,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를 한다면 더더욱 반도체에 대한 공부가 필수라는 이야기를 오늘은 하고자 한다.




수출 품목 1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경제 기사를 읽을 때마다 나오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몇 분의 1, 나노미터라는 단어. 그렇게나 작은 공간에 회로를 설계하고 그려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정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당연히 세분화된 공정마다 특색 있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있어야 산업이 끊임없이 성장하며 우리의 삶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 자본금 7,780억 / 액면가 100원 / 시가총액 440조

SK하이닉스 : 자본금 3조 6천500억 / 액면가 5,000원 / 시가총액 75조 (8월 27일 종가 기준)

두 곳 모두 어마어마한 자본금을 베이스로 하고 있고(사실 이건 IDM으로써 필연적이다), 부동의 시가총액 1,2위이므로 덩치도 상당하다. 이전 글에서 자본금과 액면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주가가 어느 정도 탄력 있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작고 그에 맞는 액면가 발행을 통해 발행 주식 수와 유통 주식 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면 결론이고, 주식을 선택할 때도 이러한 기준으로 선택하는게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탄력 있는 움직임을 보이기에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개인적인 기준이 선 이후로는 두 기업을 트레이딩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소부장

이 3음절의 단어를 쓰기 위해 앞에서 장황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소재, 부품, 장비의 앞 글자를 따서 이 영역만을 이르는 일종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등 대형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전후방 산업이 고루 받쳐줘야 한다. 대한민국에는 놀랍게도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인적자원을 보유한 세계적인 수준의 소부장 기업이 많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상장해 있거나 앞으로도 상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적은 자본금과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기에 주가가 움직이기에 탄력이 좋은 편이다.


소부장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엉덩이가 크고 무거운 기업이 있는 반면, 귀여운 수준의 자본금만으로 꽤나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을 만들어내면서 어닝 시즌마다 껑충껑충 뛰어오르는 곳도 있다. 물론, 자본금이 작은 기업이라고 해서 항상 주가가 탄력 있게 움직인다고 하면 필자는 벌써 재벌이 되었을 것이다. 개별 기업의 이슈, 업황,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흐름, 국내 시장 외 이슈 등 주식 투자를 위해서는 확인하고 거쳐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업황이 좋으며, 기술력이 높고,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주가관리도 잘하는 기업이 존재한다. 이런 기업이야말로 삼성전자 대신 장기보유를 통해 5년 뒤, 10년 뒤를 도모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한미반도체(042700) 월봉 차트

이런 류의 기업을 언급할 때면 항상 나오는 곳이 한미반도체(042700)다.

자기주식 취득, 대규모 주식 소각, 자본금 127억, 높은 최대주주 지분율, 끊임없는 개발 및 투자까지 주주친화적 경영으로는 상장사 중에서도 상위 1%로 평가한다. 심지어 주력 제품인 Vision Placement 장비와 EMI 장비는 비교의 여지가 없는 세계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다. 매력이 철철 넘친다.


2000여 개가 넘는 상장사 중에는 굳이 한미반도체가 아니더라도 건강하고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반도체 소부장 분야 기업들을 유독 좋아하고 투자해 왔다. 우리 삶에 또 다른 큰 물결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이런 투자관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연초 증시자금이 끊임없이 흘러들어와 고객예탁금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를 높여왔다. 하지만 영원히 증시자금 유동성에 기대어 주가가 움직일 수는 없다. 당연히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고, 지금도 수많은 동학개미들은 존버를 외치며 막연하게 '10만 전자'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조금 더 눈을 넓히고, 큰 흐름을 보면 어떨까 싶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반도체 시장 석권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전후방 기업들의 지원과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동반성장과 선순환이란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가동하기 위해서는 각 공정에 필요한 소재의 공급을 위한 배관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제품 출하 전 테스트와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소부장 기업들의 노력과 도움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 한 문장에만 관련 기업이 수십 곳이다. 눈을 뜨고, 귀를 열어서 이런 기업들을 찾아내고 공부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건강한 투자이다.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용돈 좀 벌어보겠다고 시작한 주식투자일 텐데, 얼토당토않은 기업에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투자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식이 그렇게 쉬웠으면, 옛 어른들이 "그러다 한강 간다"라는 말을 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의 글은 이런 기업들을 함께 찾고 분석하고 공부하며 소개하는 글들이 주가 될 것 같다. 같이 공부하고, 건강한 투자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주식 이야기밖에 안 되었지만, 눈치 빠른 독자라면 벌써 알아챘을 것 같다. 필자는 차트 분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차트 분석과 스캘핑으로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하고 돈을 버는 사람도 있다. 그 전문가들도 자신만의 영역이 있듯, 필자 역시 기업 내용과 업황을 읽어내는 것으로 주식 투자를 하며 수익을 만든다. 앞으로의 글감이 될 기업들은 어디까지나 기업 내용을 공부하고, 업황을 소개하는 것일 뿐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매수를 하라는 추천의 의미가 아님을 반드시 강조하고자 한다. 어떤 경우에는 시가총액 이야기를 하며 상대적 비교를 하기도 할 것이고, 타 상장사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매수/매도 의견을 이 글을 통해서 밝히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공부한 기업이라고 해서 필자의 관심종목에 반드시 있지도 않다. 투자의 결정과 책임은 반드시 본인에게 있음을 항상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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