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미숙 Nov 05. 2021

23편. 내 자신의 스트레스 근원을 아시나요?

리더십이 어려운 당신에게

스트레스 꿰뚫기 ①





탈선 요인(Derailer)을 주의하라

세계적인 리더십 진단인 ‘호건 진단(Hogan Assessment)’ 에서는, 리더가 실패하는 이유가 강점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합니다. 강점 없이 중역의 자리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리더의 실패는 스트레스 상황과 연관이 깊다고 합니다. 즉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될 수 있는 탈선(de-rail) 요인을 잘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예를 들면 신중성이 높아서 평상시에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했던 리더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쓰였던 신중성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과도하게 쓰이는 순간, 탈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너무 강박적으로 데이터에 집착하면서 전체 맥락을 놓치거나, 유연성 없이 엄격한 기준만 고수하다 보니 중요한 결정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죠. 강점을 과도하게 써서 탈선된 겁니다.


차량에는 엑셀, 브레이크, 그리고 중립이 있죠. 우리도 차량처럼 동일한 기능이 필요합니다. 에피소드의 부사장님처럼 말입니다. 과속으로 차량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전조 증상을 캐치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전조 증상, 즉 내가 스트레스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특정 행동을 보면 스트레스 상황인지 알 수 있어요

스트레스 상황일 때는 시야가 매우 좁아지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진흙에 발이 빠졌는데도 나갈 생각을 못합니다. 자신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까칠하고 편협하게 대합니다. 이 행동들 때문에 다른 사람은 불편해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나중에 제정신을 차린 후(?)에는 관리되지 않는 행동들 때문에 많은 것에 손해를 보거나 만회할 웅덩이가 커져 있게 되죠. 그러니 스트레스 상황인지를 빠르게 캐치하고 ‘증폭되기 전에 관리’ 해야 합니다.


‘버크만 메소드(Birkman Method)’라는 성향 진단도구에서는 스트레스 행동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설명합니다. 다음의 설명을 보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가 보이는 ‘첫 번째 행동’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첫 번째 행동이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이는 나의 ‘첫 반응’을 말합니다. 사실 스트레스 행동도 기질에서 유래된 것인데, 기나긴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그대로 노출하면 안 돼!’하며 억압하거나 혹은 “건설적으로 표현해야 해~”라는 강박으로 자신의 스트레스 행동을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유형은 ‘침묵 유형’입니다. 소위 동굴로 들어간다고 하죠. 말하기 싫어지고 말수가 적어지며 생각(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져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우유부단해지는 상태를 경험하는 유형입니다. 말하기 싫어진다고요? 스트레스 상황인 겁니다.


두 번째 유형은 ‘냉담 유형’입니다. 평상시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으면 수락했던 나인데, 어느 순간 마음이 차가워져서 웬만한 근거를 들이대서는 승인을 해주지 않으려는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왜 사람들이 근거도 없이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는지 납득되지 않습니다. "규정대로 하세요", "근거를 더 대보세요!"라고 계속 거절 멘트를 하시나요? 스트레스 상황인 겁니다.


세 번째 유형은 ‘감정 유형’입니다. 사람들 때문에 상처 받았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상하고 감정적으로 화가 나는 상태를 경험합니다. ‘내가 잘해주니까 나를 물로 보는구나 ㅠㅠ’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고 계신가요? ‘다 필요 없어!’하며 사람들에게 분이 나나요? 스트레스 상황입니다.


마지막 유형은 ‘강압 유형’입니다. 마음이 매우 분주해지면서 일을 챙기려 하지만 이전처럼 빠르게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맡은 일을 빨리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에게 “왜 여태까지 완성이 안 되었냐”고 일로 화를 내고 있다면, ‘강압 유형’으로 스트레스받고 있는 겁니다.


찾으셨나요? 이 첫 번째 행동을 기억하고 계신다면, 평상시 모습과 다른 나를 좀 더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자신의 스트레스 여부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원인 파악하기

자, 내가 스트레스 상황인지를 캐치할 수 있는 행동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무엇이 나를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빠뜨리게 하는 걸까요?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한 것도 많구요. 그러나 이 중 내 자신의 패턴으로 생기는 예측 가능한 요인도 있습니다. 4가지로 추려볼 수 있는데요. 내가 열 받는 이유, 4가지 요소를 살펴볼까요?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_ ① 가치

내가 가진 ‘가치’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됩니다. 놀랍죠? ^^ 삶과 일터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계세요? 저의 예를 들어 볼게요. 제가 가진 가치 중 우선순위가 높은 것이 ‘책임감’입니다. ‘저를 믿고 맡겨준 일과 사람에 대해, 처음 합의했던 목표를 이뤄내는 것’을 저는 책임감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약속한 대로 일이 잘 진행되지 않거나 결과값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저는 스트레스 상황에 빠져 버립니다. 앞서 언급한 스트레스 유형 중 저는 ‘침묵 유형’이어서, 이 상황이 되면 말하기가 싫어지고 마음은 지하 200미터 동굴로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사회생활하면서 밖으로 드러내는 강도는 크지 않지만, 내면으로 느끼는 스트레스는 여전히 큽니다.


‘가치’란 자기 삶의 방향을 안내해주고 동기부여되는 요소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삶의 방향에 맞지 않거나 동기를 저해하게 될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습니까! 스트레스가 비생산적인 것이어서 잘 관리해야겠지만, 상당 부분 이렇게 ‘성스러운 가치’가 원인이 된다니, 스트레스가 좀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_ ② 강점

‘강점’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실수나 실패는, 사실 약점에서 기인한 것보다 강점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할 때 더 많이 생깁니다. 앞서 예로 든 ‘신중한 의사결정’이 좋은 예입니다. 모든 영역에서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려 하면, 이것은 강점이 아닌 독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더 많은 데이터와 리소스가 투입돼야 하고, 검토하느라 ‘적기’를 놓치게 되니까 말입니다. 시간 압박이 있으면, '신중하게' 결정하지 못할까 봐 두려움이 커져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고 싶은 압박감이 커질수록, 강점을 무차별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고자 할수록, 스트레스는 커지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맥락’을 고려해야 합니다. 나의 이 강점을 사용할 상황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죠. 더불어 ‘절제’도 필요합니다. 중요도와 시급성에 따라 나의 강점을 100% 쏟아부어야 할지, 80%만 투입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다면 ‘내 강점을 발휘해서 잘 해내고 싶은 압박감이 커져서’인지 되돌아보세요. 만약 그렇다면 그 강점을 발휘할 ‘맥락’에 맞는지 ‘절제’ 해야 하는 상황인지 생각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_ ③ 흥미

기질적으로 ‘타고난 흥미’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타고난 흥미’라 하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 ‘여러 번 반복해도 지루하지 않은 것’, ‘밤을 새도 또 하고 싶은 것’을 말합니다. 여러 번 반복해도 또 하고 싶기 때문에,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저는 뭔가 ‘새롭게 접근하는 것’에 흥미가 있습니다. 코칭이나 워크숍을 할 때, 늘 하던 과정도 새롭게 바라보고 다르게 정의해보곤 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게 즐겁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글로 표현하는 것도 흥미가 있습니다. 논리적이면서도 따뜻한 글로 소통하는 것에 흥미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트레스가 촉발됩니다. 즉 새롭게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루틴한 일을 하는 중간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할 틈이 있어야 기운이 납니다. 이 흥미의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기존의 방식대로 일하는 구성원을 보면,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해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을 가지고 사람에 대한 호불호의 기준으로 삼는 겁니다.


지금 스트레스가 쌓이신다고요? 혹시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해볼 기회가 현재 없거나, 구성원이 나와 같은 방식으로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서 화가 나시는 건 아닌지요? 그렇다면 그건 나의 ‘타고난 흥미’ 때문에 그럴 확률이 큽니다.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_ ④ 약점

내가 유연하게 해내지 못하는 약점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외향적이지 않아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대화 나누기가 힘듭니다. 제가 책임져야 하는 워크숍이나 특강이라면 기꺼이 합니다. 그러나 사교모임에 나가야 한다면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집니다. ^^;


우리는 대체로 약점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에 빠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코칭하면서 관찰해보니, 리더들의 경우 스트레스 주범은 ‘약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앞서 설명한 3가지, 가치, 강점, 흥미가 더 큰 스트레스 요인이었습니다.


놀랍지 않으신가요?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내가 가진 긍정적인 측면으로부터 촉발된다니 말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마주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 혹시 나의 강점이 작동된 걸까?’라는 호기심이 생긴다면, 성공입니다. ^^


자,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다음 호에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번 주는 나의 스트레스를 관찰해보는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리더십을 응원합니다.

                                                                                                                   당신 곁에서, 현 코치




작가의 이전글 22편. 일하면서 진짜 학습이 일어나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