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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미숙 Jan 31. 2024

[골든걸스를 이끈 #박진영 프로듀서는 진짜 ‘코치’다]

형태는 다르나 코칭의 본질을 보여주었던 박진영 



박진영의 #골든걸스 가 지난 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미 노래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의 디바들, 인순이, 신효범, 이은미, 그리고 박미경님을 대상으로 걸그룹 데뷔라는 7개월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초기에 신효범님은 ‘네(후배인 박진영)가 내게 코렉션(correction)을 줘?’라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4인 모두, 댄스가 어렵다고, 우리가 원래 부르는 톤이 아니라고, 너무 짧은 기간에 숙지하기 어렵다고 볼멘 소리를 하였습니다. 


선배들을 프로듀싱하는 박진영은 피드백을 줄 때,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누나들, 들어보세요~”하며 최대의 겸손함으로 다가갔습니다. 게다가 박진영은 ‘하기 전’에는 잠재력을 믿어주고 칭찬했습니다. ‘과정 중’에는 힘든 것들을 공감하고 들어주며 할 수 있다고 힘을 주었습니다. 무대 하나가 ‘끝나고 나면’ 존경과 찬탄을 보내었습니다. 


가장 감탄한 장면은 이거였습니다. 골든걸스를 위해 '사랑'곡을 만들면서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을 때 직접 대시할 사람은 누구일까?”라고 했을 때, 박진영은 이은미님을 선택했습니다. 박진영은 “늘 애처롭게 기다리는 모습을 불렀기 때문에 은미누나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거라고 착각하지만, 실제 은미 누나는 매우 적극적인 대시를 할 사람”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은미님은 “난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먼저 가서 연락처 달라고 해.”라고 담백하게 고백합니다. 


얼마나 놀라운 장면입니다. 드러나는 모습 외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캐취해낸 것입니다. 방식은 달랐지만, 본질은 #코칭  이었습니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 내주고, 그것이 강점으로 발현될 것임을 믿어주고, 새로운 곳으로 확장하도록 도와주고, 그 여정을 함께 해주는 코칭 말입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박진영에 대해 한 마디씩 하라고 하자 이구동성 감사를 표했는데, 박미경님은 독특한 발언을 합니다. “진영아. 나를 네 양녀로 입양해줘. 재산에는 관심 없다. 나도 쓸만큼 재산은 있으니까. 그저 내가 평생 노래를 잘할 수 있도록 나를 딸처럼 키워줘라.” 


ㅎㅎㅎ 재밌는 멘트여서 웃으면서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잘 나가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잘하는 건 어려운 일이구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었는데, 그들도 한계가 있고, 넘어야 할 산들이 있었습니다. 대중가수였는데 그 대중의 범위가 줄어들고 찾는 빈도가 줄어듭니다. 갈증은 있지만, 누가 선뜻 손 내밀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박진영이 그 일을 해낸 것입니다. 전문코치 입장에서 볼 때, 박진영은 정말 탁월한 코치입니다. 


비즈니스코칭에서도, 한 때 잘나갔으나 지금은 정체되어 있거나 혹은 잘나가지만 그 영향력을 키워야 하는 리더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잠재력을 함께 끄집어내 보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며,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돕는 이 여정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양자·양녀로 삼아주세요”까지는 아니지만, “코치님, 늘 잘할 수 있도록 평생 함께 해주세요~”라는 말을 더 들을 수 있도록 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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