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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디 Jan 03. 2020

이데올로기로부터 나를 지키기

「우리는 왜 일하는가」를 읽고.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의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이 더 컸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임금이 내가 일구어낸 성과에 못 미친다는 계산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무엇이 나의 열정을 좀먹었을까? 새로운 환경으로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지금, 지난날의 과오(열정을 잃는 것)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

 배리 슈워츠는 산업혁명이 등장하기 전의 노동자들은 그들의 일에서 상당한 재량권, 자율성, 다양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독창성을 이용하고 일을 완수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들을 개발할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나는 생산 효율성을 위해 수직적인 환경 속에서 나의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거세당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더 이상 최악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의 상사, 그리고 우리의 동료들에게 더 높은 곳을 추구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이데올로기에 가두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는 왜 일하는가'보다는 '나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싶다.

 일이 삶의 전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지만, 나는 새로운 목표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에 '일'이 포함되어있다. 어떤 사회에서든 노동은 필수 불가결하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나 스스로가 피폐해지지 않도록 일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발견하고 발명하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은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그 프레임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일에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하여 만족감이라는 동력을 얻어야 한다. 보편적 관념과 자기 충족적 예언을 경계하고, 나의 본성을 디자인하자. 그리고 끊임없이 되새기자.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기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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