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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진 Dec 01. 2020

우리는 모두 불안합니다

얼마 전 글로벌 IT 회사에 가서 강의를 했습니다. 

주제는 ‘내 마음을 지키며 일하는 방법’.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했고 강의실에는 사내 교육을 주관한 인사 담당자 몇 분만 함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상황과 재택 근무 등으로 많은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커지는 불안을 이해하고 관리방법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혹 도움이 될까 싶어 저 역시 얼마나 걱정이 많은 사람인지 사례 몇 가지와 함께 솔직하게 전했는데, 강의가 끝난 후 자리를 함께 한 담당자 중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건넸습니다.  


“이게 참 죄송한 말씀일 수도 있는데요... 박사님도 불안해한다고 얘기해주셨잖아요. 저 그거 듣고 정말 큰 위안이 되었어요. 저렇게 심리학을 공부하고 상담을 하는 분도 불안해하는데, 저렇게 하나도 떨지 않고 강의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분도 사실 속으로는 불안해하고 있다는데.. 그럼 내가 불안해하는 것도 그렇게 못난 건 아닐 수 있겠구나, 어쩌면 잘하고 있는 거일 수도 있는 거겠구나.. 하고 말이지요.” 


저는 답했습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글로벌 회사에서 인사를 맡고 계신 분이 불안해하신다니, 게다가 제 얘기를 듣고 위로를 받으셨다고 하니 저에게도 큰 위안이 되네요! 사실 제 얘기하면서 좀 쑥스럽기도 했는데,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불안합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요. 

그러니 내가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남들은 저렇게 잘들 하는데, 저렇게들 당당한데..’ 라고 비교하며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그 시간에 마음을 살피고, 내 불안을 돌보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들에게 신경을 덜 쓰면 그만큼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니까요. 힘든 시간 속에서 나를 지키는 좋은 길은 불안한 나를 다독여주고,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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