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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Jul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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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엔 벌써 잠자리들이 여러 마리 날아다닌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나른하다. 솜옷을 입은 것만 같은 바람이 호박밭에 잔뜩 핀 꽃들에 일렁일렁.


짧은 태양 요가를 한다. 느릿느릿 몸이 가는 대로 움직일 때 쇄골 사이로 햇볕을 듬뿍 머금어 본다. 몸에도 물결이 인다.


어려운 일들 사이에도 분명 기쁨이 있다.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드러운 마음을 써보는 것.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


아주 시끌시끌한 몇 달의 끝에 찾아오는 평온함.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독감. 고요한 와중에 피어오르는 것들이 있다.


사랑하는 것들을 천천히 느껴보고, 또 몸으로 표현해 보고. 내 안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기.


똑똑. 문을 두드려본다.

진영의 소식, 팀장님과의 대화, 언니들과의 점심.

다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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