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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권일 Dec 01. 2022

독침으로 온몸을 마비시키는 대모벌

대모벌 ⓒLim kwonil

대모벌은 몸길이가 22~25mm가량 되는 몸집을 가진 벌로써 다른 벌들에 비해 날개가 무척 긴 편이에요. 날개가 거의 배 끝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마치 망토를 걸친 것처럼 보이죠. 녀석은 몸 색깔이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고 있어요. 하지만 날개와 더듬이, 그리고 다리 색깔은 짙은 황갈색을 띠고 있답니다.   


대모벌과 비슷하게 생긴 왕무늬대모벌 ⓒLim kwonil

거미는 대부분의 곤충들에게 위협의 대상이에요. 식물 줄기 사이에 펼쳐진 거미줄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거미의 먹이가 되고 말죠. 하지만 곤충 킬러 거미도 대모벌에게 있어서만큼은 꼼짝달싹 못해요. 아무리 몸집이 큰 거미라도 대모벌의 독침에 한번 쏘이면 온몸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대모벌은 왜 이렇게 거미를 사냥할까요? 그것은 바로 알에서 태어난 새끼의 먹이를 준비하기 위해서 에요. 대모벌은 땅에 구멍을 파서 알을 낳는데,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거미를 먹으면서 성장을 한답니다. 


거미를 사냥한 대모벌 ⓒLim kwonil

잔인하지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해요

대모벌이 거미를 옮기는 장면을 본다면 귀찮게 하지 마세요. 녀석은 성격이 무척 예민해서 위협이 느껴지면 거미를 놔두고 도망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면 다시 거미를 사냥을 해야 하고,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죠. 건강한 알을 낳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해요. 


대모벌이 사냥한 거미를 끌고 가고 있는 모습 ⓒLim kwonil

대모벌은 사냥이 무사히 끝나면 알을 낳을 장소로 거미를 데려간답니다. 그러고 나서 미리 파놓은 땅굴에 거미를 넣고 그 안에 알을 낳죠. 알을 낳은 후에는 새끼들이 무사히 부화할 수 있도록 단단하게 흙을 다져서 알을 낳은 흔적을 없애 버려요. 대모벌 엄마의 노력 덕분에 알에서 깬 애벌레들은 신선한 먹이를 먹으며 건강하게 성장해 갈 수 있어요.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자연이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예요.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장난이나 재미가 아닌 생존을 위한 그리고 대를 잇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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