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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약사 Apr 21. 2020

60살에 미국 유학. 까짓것 못할 것도 없다.

어제는 김미경언니 유튜브 강의를 봤다. 60세에 미국 유학을 간다는 미경 언니. 예전에 들었을 때도 왜 내 가슴이 그렇게 떨리던지. 어제 영상에서 60세에 유학간다는 미경 언니 얘기를 듣는데 또 다시 가슴이 떨렸다. 나는 나이는 38살인데 마음은 미경언니가 더 젊은 것 같다. 






기저귀 안 뗀 첫째와 뱃속에 둘째를 품고 있던 2016년… 치과에 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월급에서 생활비가 빠져나가고 남은 돈으로 저축해서 집도 사고 가족 여행도 가야 하는데… 조금 모일만 하면 이빨이 아파서 100만원씩 뭉탱이로 써버리니 인생이 참 허무하다...’ 


‘언제쯤 돈을 모아 우리 가족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을까?’ 


‘내 인생이 다시 빛날 일은 없겠지? 인생이 좋았던 시절은 정말 잠깐이네... 결혼하면 돈 버는 이유가 하루하루 살기 위해서네… 관리비 내고, 먹고 살려고 밥 해먹고, 아프면 병원 가고…’


갑자기 큰 깨달음을 한 것 같은 그날 아침. 치과에 가서 100만원을 쓰면서 그런 생각들을 했다.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했지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그나마 현실을 덜 초라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꿈만 커봤자, 할 수 없는 현실을 바라보는 게 더 초라하니깐 말이다. 


그때 내 마음 나이는 지금의 56세 김미경 언니보다 훨씬 늙었다. 감히 유학이라니. 내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던 시기다. 다행스럽게도 우울했던 시간은 그때 잠깐이었다. 첫째, 둘째 모두 기저귀 안 떼고 친정아버지도 아팠던 그때. 손발이 묶여 있고 앞으로의 미래가 전혀 그려지지 않던 시기. 그때는 그런 인생이 영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어른들 말이 맞았다. 아이들은 금방 컸다. 화장실도 가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엄마와 함께 유부초밥도 만든다. 아빠가 아프시면서 내 삶이 바닥을 쳤었다.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발버둥쳤다. 어느새 나는 위로 올라가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이런 삶이 영원히 지속될까봐 답답했는데, 아빠가 아프고 나니 삶은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 하루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최선을 다해 행복하고 싶었다. 


어제는 미래의 내가 칭찬해주고 싶은 사건, 사람,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때 나는 해군사관학교에 가고 싶었다. 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싶었다. 해군사관학교 대신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고 아프리카에서 2년을 살았다.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우선은 자전거 전국일주부터… 이래봬도 엄마가 자전거 전국일주하면서 바퀴 빵꾸도 혼자서 떼웠던 사람이야~~^^ 지금은 자전거도 못 타는 아이들이지만 아마 금방 크겠지? 당장 해보고 싶은 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게 좋다. 다음 달에 이사가면 당장 보컬 학원을 등록할 것이다. 그리고 2020년 올해 나는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꿈이라고 해야 할까. 모험이나 도전이라고 해야 할까? 그 이름이 무엇이든 내 한계를 스스로 가두지 않고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 그리고 하나씩 상상해보는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는 것. 그걸 어떻게 이름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삶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다. 김미경 언니도 60세 유학을 상상하며 매일 아침 2시간 영어공부를 한다고 한다. 다들 해야 한다고 하니 외국어 공부를 하면 단 3일도 하기 힘든데, 60세에 유학간다는 상상을 하면서 영어공부를 한다면 그 재미가 정말 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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