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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르따도 Mar 13. 2019

너와 나의 연결고리

악순환은 끊어야 제 맛

작년 초여름이었다. 아이가 태어난 지 두 달 쯤 지났을때, 아이를 품에 안고 재우고 있는데 회사에서 경험했던 온갖 부당한 일들이 일순간 머릿속을 꽉 채웠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만으로도 부족한 시간인데 부정적인 생각들이 뭉게뭉게 떠올라 아까운 내 시간들이 소진되고 있었다. 머리를 흔들어도 보고 자장가를 가만가만 불러도 보고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에게 둥게둥게도 했는데, 아이는 편안하게 잠들었지만, 이 놈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좀체 잠들지 않는다.


그래, 결정의 순간이이 온 것이다. 이런 부당한 대우에서 벗어나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이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태어난 나의 딸을 위해서였다. 건강한 가족을 만들어야 한다는 어떤 당위성과 의무감이 '버티자'로만 일관하던 나의 가치관을 일깨웠다. 아이가 잠든 저녁,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P에게 장문의 메일을 쓰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이토록 미워했던 순간이 없다. 오랜 시간 누군가에 대한 미움에 힘들고 고민했던 순간과 그렇게 눌려있던 마음들이 갑자기 아깝고 안타까워졌다. 그런 대우를 받아 왔던 내 자신이 안쓰럽고 가여웠다. 나는 진작에 그 고리들을 끊고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활동에 시간을 쏟았어야 했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다.


깊은 밤, 쉬이 잠들지 못한 채 P에게 썼던 메일 내용을 재구성한다. 메일 발송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메일 발송과 동시에 용기가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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