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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비련씨 Feb 13. 2024

좀 색다른 맛의 이별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240213

회사를 하면서(경영이라 하기엔 아주 작은 회사라서... 생략) 많은 직원들이 들고 났다.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고 경조사를 챙기기도 하며 가끔 만나 밥도 먹고 하는 사람도 있다. 다닐 때 무척이나 마음을 쏟고 예뻐라 했는데 고객사로 간 직원도 있으며, 연락을 완전히 두절해 버린 직원도 있다. 예전에는 참 섭섭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십수 년이 흘러 그런가 나도 덤덤해졌다.

지난달 말 직원 두 명이 같은 날 퇴사를 했다. 한 명은 호주로 워홀을 떠나기로 했고, 한 명은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직을 해서 좀 쉬면서 영어 공부도 하겠노라 했다. 워홀을 떠나는 친구는 왠지 모르게 항상 마음이 쓰인다. 뭔가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친구인데 이 친구는 마지막 출근날 손수건과 편지를 전 직원에게 써서 선물하고 내일 올 것처럼 퇴근하듯 떠났다. 이것은 출신학교의 문화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선물과 편지라니... 평소에도 마음이 항상 가는 친구인데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고 갔다. 편지는 무척 담담하게 썼다. 어른께 인사하는 정도의 예를 갖춘 편지였다. 무심하게 정성 들이지 않은 필체도 맘에 들었다. 

가서도 잘 지낼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예쁨 받는 특별한 재능을 지녔다. 호주 가기 전에 밥을 먹자고 했다. 

책상에서 책일 읽다가 서랍 안에 잔뜩 사뒀던 예쁜 편지지와 봉투를 보니 갑자기 그 친구가 떠올랐다. 나도 곱게 글을 써줘야지.. 그 친구에겐 흔한 이별이라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특별한 이별이었다고... 편지에는 장점을 요목조목 써서 어딜 가도 사랑받을 것이니 걱정 말고 하던 대로 하고 살라고.... 

예전에 나도 흔한 이별들을 했었다. 백년만년 다닐 것 같던 회사를 퇴사하면서 인사도 다니고 여러 사람과 밥도 먹고 했지만 나에겐 (일터에서) 이별이란 것, 헤어짐이라는 것은 마음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또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새로운 세상이 있었으니.... 그러면서도 가끔 생각나는 부서장님들 어른들이 있다. 나도 몇 사람에겐 그런 사람이었을까???

그 친구가 한참 나이 들어서 한 번쯤 생각나는 그런 어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물은좋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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