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에 대한 단상
나는 이제 실업급여가 중단됐다.
ytn 류청희 기자님. 내가 할말이 좀 있어요. 들어보세요.
https://www.ytn.co.kr/_ln/0102_202503191057429878_018
1. 10년을 일해야 실업급여 8개월을 탈 수 있다.
류청희 기자님. 궁금한 게 있어요.
님은 근속기간이 10년이 넘나요?
아니면 기자님 또한 실업급여는 단 6개월 밖에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10년간 일하면서 낸 고용보험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8개월 간 수급한 실업급여가 더 많을까요?
몇가지 첨언을 하자면, 저는 연봉이 꽤 높다는 업계에서 일했으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결이나 인하없이 쭉 인상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고용보험 또한 연동되어 인상됐겠지요?
제가 수급한 실업급여는 제가 그간 받은 급여에 비하면 솔직히 새발에 피에 불과합니다. 기자님.
2. 실업급여 수급 기간 절반 전에 취업이 되면 조기취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놀아도 돈 주니까' 이런 말 안 듣기 위해서, "조기재취업수당"이라는 걸 운영 중이랍니다.
류청희 기자님, 그건 알고 계셨습니까?
실업급여 수급 기간 절반 이전이 "취업드림수첩"에 적혀 있으며, 이전에 재취업에 성공하고 일정 요건에 달성할 경우, 일시에 남은 수당을 준답니다.
님은 그걸 알고 계셨습니까?
3. 6회차 이상이 되면 월별에 제출해야 하는 조건이 강화된다.
매월 정해진 날에 고용24 사이트를 통해서 구직활동을 증빙해야 합니다. 특정 회차는 고용센터에 방문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1회, 혹은 2회에 불과하지만 특정 회차가 지나면 월에 4회 이상의 구직활동을 해야만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습니다.
류청희 기자님.
님은 그걸 아셨습니까?
4. 일용직으로 일해서 받은 돈은 제해야 한다.
님이 혹시나 실업급여 수급 중, 아르바이트를 했거나, 대리기사를 단 하루라도 뛴 경우, 그래서 단 돈 5만원이라도 수입이 발생한 경우, 그 금액을 실업급여에서 제해야 합니다.
그래서 님이 약간이라도 소득이 발생한 경우라면 실업급여가 줄어듭니다.
님은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혹시라도 숨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는데요.
고용노동부가 크로스체크해서 다 찾아낸다네요. :)
저도 인세가 발생해서 매달 그 금액만큼 제하고 받았습니다.
반드시 소득내역을 증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수급 이슈로 그에 해당하는 패널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류청희 기자님.
님은 그걸 아셨습니까?
5. 그리고 8개월 이상 쉬면 재취업이 안 되기 시작한다.
저는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전문가라고 자부하는데요, 무직기간이 8개월이 넘어가자 애초에 면접이 안 잡힙니다. 그리고 반드시 묻습니다.
"무직 기간에 뭐하셨어요?"
류청희 기자님.
님은 8개월 이상 무직으로 계셔보셨습니까?
아니면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겠다 결심하자마자 취업이 되셨나요?
혹은, 이직해야겠다 마음 먹자마자 이직이 되셨나요?
님 또한 회사가 망하거나 구조조정이 되면 실업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6.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최소 9개월 이상 일해야 한다.
6개월 이상 일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아닙니다.
영업일을 기준으로 카운트 되기 때문에, 최소 9개월 이상 일해야만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9개월 정도 일했으면, 실업급여 타는 거보다 좀 더 일해서 1년 넘어서 퇴직금 타는 게 낫지 않나요?
9개월 일한 경력을 어디다가 씁니까?
9개월짜리 경력 밖에 없는 사람을 회사가 써줄까요? 저라면 그런 사람은 채용 안 할 것 같네요.
이왕이면 장기 근속한 사람이 훨씬 좋지요.
또한, 이전에 실업급여를 수급한 적이 있을 경우, 재수급자에 해당되어 구직활동 외에는 어떤 활동도 할 수가 없으며, (처음 수급인 사람은 구직활동 외에도 재취업 훈련 등을 해도 증빙을 할 수 있습니다.)
매 회차 4회이상 구직활동 증빙을 제출해야 합니다.
류청희 기자님.
님은 그걸 아셨습니까?
7. 실업급여 요건이 있다.
회사가 망했거나, 계약기간이 끝났거나 하는 몇가지의 조건이 달성되어야만 수급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자발적 의지로 '저 그만 둘래요' 하는 사람한테 주는 게 아닙니다.
류청희 기자님.
님은 그걸 아셨습니까?
재취업 안 되서 빡친 사람한테 그러지 맙시다.
위 내용 중에 틀린 사실이 있으면 댓글로 너그러이 알려주시고요.
류청희 기자님. 전 님한테 사감은 없습니다.
님이 끈 어그로에 제가 걸린 거죠. 대왕잉어를 잡으셨네요.
하지만 이왕이면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신 뒤, 청년 미취업인구가 120만이라는 데, 그런 부분을 좀 면밀히 조사해서 기사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기자라면 그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