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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 Jul 22. 2024

왜 인천말고, 도쿄에서 유럽을 가요?

유럽 캠핑카 캠퍼밴 여행 1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중에서-




먼저, 고백한다.

저 제목엔 모순이 있다.

일단 도쿄에서 유럽을 간다해도,

한국 직장인인 내가 유럽을 간다는 건,

인천 - 도쿄 - 유럽 어느 도시이니 도쿄를 거치는 것뿐이다.


고로, 인천에서 유럽가는 건 동일하다.

다만, 도쿄를 꼭 거쳤던 이유가 있다.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한다.



아쉽게도 인천엔 없는, 도쿄 취항 오스트리아항공


유럽 캠핑카 여행을 한 달 정도 계획한 내가 주로 싼 짐을 간단하게만 풀어본다.

앞으로 글이 진행되면서 디테일하게 하나씩 잡아나갈 예정!


-캠핑카 쿠션감이 별로 없는 소파겸 침대를 대신할, 집에서 버리기 직전의 이불들, 베개들.

(그나마 여름 여행이라 부피가 작았음)

-캠핑숍에서 산 6만원 남짓한 2인용 화롯대(조만간 사진으로 보여줄 예정 두둥)

-탈착이 한국과 다른 유럽형 이소가스 대신할 부탄가스 연결 액세서리가 붙은 캠핑용 버너

-급할 때 쓸 수 있는 나의 오래된 라면포트

-철제로 된 다이소 캠핑용 드립커피 드립퍼

-한국 사람의 집밥을 책임지는 쇠숟가락, 쇠젓가락

-누룽지 라면 김밥 고춧가루 국물용코인육수 가루주방세제 등등


26인치 캐리어 1, 24인지 캐리어 1, 핸드캐리 수하물 2(캐리어 1, 위에 끼우는 보조가방 1)


그간의 여행 중에서 가장 옷이 없는 짐가방이다.

이 외에도 물놀이 장비 아쿠아슈즈 등 무게나가는 아이템들이 수두룩이다.


일단 무조건 FSC(저비용 항공사 아닌, 그나라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같은 비싼 것)로 유럽을 가야했다.



1. 유럽 항공권 실화냐.


와, 스카이스캐너라는 굉장한 플랫폼을 잠시 뒤로하고,

얼마 아끼고자 구글플라이트까지 이용해 검색했으나

유럽가는 여름 항공권 가격은 우리나라 국적기 1인 200만원 수준,

그나마 독일 캠핑카 수령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라 외항사 (외국항공사) 루프트한자 이것저것 맞춰보니 150만원 정도였다.

(150도 사실 최저가지, 대부분 그 금액보다 높았음)


150이 사람마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2인하면 300이고, 끝에 붙은 50만 제거해도 2인 200이 되는 앞자리 바뀌는 마법이 펼쳐진다.


30일 잡고 가는 건데,

시간적 여유는 있으니 무엇이든 200만 되면 내가 떠나리라.


인천-도쿄-오스트리아 빈(비엔나)


좀 더 부연하자면,

도쿄 하네다공항에 오후 11시쯤 도착,

다음 날 도쿄 나리타공항에 오전 10시쯤 출발.


공항이 다르니 짐을 유럽까지 샌딩해줄 리는 없고,

그 어마어마한 짐을 다시 픽업해서 나리타공항까지 가서 부쳐야 하는

이 나이에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러나 100이면 캠핑카여행에서 한 도시를 더 갈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되지 않을까.


그 와중에 아주 반가운 사실,

인천-도쿄 사이엔 아시아나항공 나름 신형인 A321-neo라는 깜찍한 녀석이 들어왔다는 것.

모니터는 없지만, 일본 도쿄 가는데 무슨 모니터냐 싶은 기종으로,

폰이라는 디바이스로 엔터테인먼트 이용 가능한 상콤한 녀석.


더군다나 시작이 아시아나항공이란 점은,

한국의 친절 탑 서비스로 출발한다는 점이기에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2. 인천보다 2시간 이상 늘어난 비행, 14시간. 그러나!


맞다.

지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인천보다 도쿄는 유럽을 바라보고 뒷걸음질 친 거리다.

그만큼 비행기 안에서 버텨야 할 이코노미 시간이 길어진다는 거고,

가격 말고는 짐도 다시 부쳐야 하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것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얼마 전인 5월 초 한국에 취항한 스위스항공을 아는 이가 있을까?

스위스는 한국인이 융프라우에서 컵라면 한 그릇까지 만들어낼 만큼 사랑하는 나라다.




근데 그 나라를 가려면 국적기를 타기가 참 쉽지 않았는데,

그 취항이 몇 달 전 드디어 이뤄졌다.

그간 스위스항공 타고픈 고객은 도쿄까지 가서 탔다는데,

문득 도쿄에서 스위스항공의 자체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항공사의 아시아 취항은 내가 알기로, 중국 상해 일본 도쿄 그리고 한국 인천인 것 같다.


이 사실을 직접 눈으로 접하는 일은,

도쿄에서 나에게 가장 별 거 있는 일이었다.

남들은 별 거 아니라고 할 테지만 말이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이지만 엔저 일본이란 매력적인 시기도 쇼핑요정에게 즐거운 요소였고,

나름 합리적이고 정감넘치는 하네다공항 3터미널에서 나리타공항 1터미널을 연결하는 리무진버스로 도쿄 드라이브를 잠시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일석이조였다.

개인적으로는 특유의 일본냄새와 그 속에서 먹은 초밥 한 그릇, 하이볼 한 잔도 좋았다.

더 덧붙이자면, 하네타 3터미널엔 하네다 가든이라는 이색적인 공간과 온천 스파가 있어 밤을 보내기에 안전한 편이다.


오전 6시 40분 첫 차로 하네다공항 3터미널 머신에서 한국어 지원되는 상태로 구입 가능하며,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도 가능할 테지만 페이지 넘어가다보면 일본식 한자로 이름을 적어야 하는 페이지가 뜨니 잘 살펴봐야 한다.


이번에 내가 이용한 오스트리아항공은 100만원으로 예매를 했으며,

3-4-3 배열 외에 2-4-2 배열이 뒷편에 있는 기종일 수 있으니

그 기종 몇 안 남은 2개 좌석을 예매할 경우 1인당 5만원 정도(변경가능성 있음) 추가하면 된다.

또한 도착 장소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므로 크게 그 지역이어야만 한다가 아니면 여러가지 옵션으로 검색해본다.

참고로 오스트리아항공은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소속으로 그만한 퀄리티 누릴 만했다.


결국, 나는 이 신박한 조합의 항공 라이프로 100만원을 절약했다.


결론은,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은 항공사를 공략해보는 것도 가격을 다운시키는 방법 아닐까 싶다.


남들은 잘 하지 않는 선택,

대수롭게 여기며 방법을 두드려보는 용기가

나에게 있으면 그만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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