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소식 이후, 많은 사람들이 소설 창작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나 글을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반갑다. 그래서 소설 창작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정보 혹은 팁을 몇 가지 공유해본다.
1. 엽서시문학공모전 - 문학 공모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이트다. 우리 나라의 거의 모든 문학 공모전 정보가 올라온다. 카테고리별, 날짜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2. 등단 - 대개 문학잡지에서 신인상을 받거나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등단을 했다고 말한다. 다만, 세상에 워낙 많은 문학잡지들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등단하느니만 못한 잡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신인상 당선을 명목으로, 잡지를 강매하거나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중앙일간지나 지역 대표 신문 신춘문예, 창비, 문지, 문동 등 주요 문학잡지에서 당선되어야 이후 비교적 다양한 작품 기고 기회도 얻을 수 있는 편이다.
3. 단편소설 - 단편소설은 일반적으로 200자 원고자 80매 내외의 소설을 일컫는다. 한글 기본서식 기준으로 대략 8장 정도를 쓰면 한 편의 단편소설을 쓴 것이다. 창작 연습을 할 때, 이 기준에 맞춰서 작품을 완성하면 좋다. 그러면 여러 합평회에 참여하기도 좋고,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용이하다.
4. 중장편소설 - 요즘에는 500매 내외의 중편 소설 공모전도 제법 있으나, 장편 소설은 800~1000매 정도를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과거에는 1000매 내외의 긴 소설을 쓰는 게 중요했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500매 내외의 중편소설의 수요가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 관심 있는 공모전의 분량을 확인해두고 창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5. 투고 - 최근에는 굳이 등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투고를 통해 책을 출간하고 주목받는 경우도 많다. 사실, 신춘문예 등으로 등단하더라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매우 적다. 그래서 굳이 등단에 집착하지 않고, 곧바로 대중들과 만나기 위한 작품 활동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작품들을 출판한 출판사를 검색해보고 직접 작품을 투고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통상 중장편소설이 투고로 잘 출간된다.
6. 창작 수업 - 개인적으로는 일방적으로 듣는 류의 창작 강의는 별로 권장하지 않는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참여하여 글을 쓰고, 그 글을 합평을 통해 평가받고, 작가가 합리적으로 제안을 해줄 수 있는 '합평 수업'을 추천한다. 상상마당,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등에 관련 수업들이 열리곤 한다. 잘 찾아보면 작가 개인들이 사적으로 여는 합평회도 있다.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동료들을 만나 글을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7. 일반 요령
1) 통상적으로 내가 등단하고 싶은 분야의 당선 작품들을 읽어보는 게 우선이다. 가령, 신춘문예 당선을 원하면 최근 몇 년간 나온 당선집을 읽어보자. 장편 소설 등단을 원하면, 역시 내가 원하는 공모전의 당선 소설을 읽어보는 게 먼저다. 요즘에는 책을 읽지는 않고 써서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욕망만 앞서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는 영원히 욕망만 앞설 뿐 욕망을 실현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2) 지금까지 만난 소설가 등 작가나 문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거의 수렴되는 지점이 있다. 최소한 4, 5년 정도는 꾸준히 글을 쓰는 게 기본이고, 좌절하려면 10년 정도는 써봐야 한다는 점이다. 10년 간 단편소설 50편 정도 분량의 작품을 써보면, 내가 좌절해도 좋은지 아닌지를 판별해볼 수 있다. 당연하게도, 별로 문학에 관심 없는 사람이 한두편 써보고 온 세상이 찬사를 늘어놓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3)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내가 쓴 작품을 영원히 혼자서만 본다면, 글쓰기가 나아지기는 어렵다. 최소한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한테라도 보여주고 의견을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섣불리 작가의 합평회나 너무 본격적으로 글쓰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했다가 상처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소소하게 주변인들과 글을 공유해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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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소설가로 활동하진 않지만, 한 때 진지하게 소설가를 꿈꾸었고, 나름 만족할 만한 소소한 성취가 몇 개 있었다. 그렇지만 소설을 쓰는 건 내게 감정적이나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들뿐더러, 굉장한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소설과는 다른 글들을 쓰며 살고 있다.
소설가 중에는 마흔 넘어 글쓰기를 시작해서 훌륭한 작가로 자리잡은 경우도 많고, 소설가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재능 보다는 체력이나 뚝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진지하고 끈기있게 문학을 사랑하며 글을 써나간다면, 누구나 좋은 글을 써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