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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리의 테이블 Mar 16. 2024

삶의 목표가 나에게 있다는 것

일상의 소소한 깨달음

저는 영국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학생들과 소통하기에 너무나 좋고, 축구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팀은 손흥민 선수가 몸담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입니다. 

당연히 손흥민 선수를 응원하다가, 팀을 좋아하게 된 케이스인데, 손흥민 선수가 은퇴하더라도 핫스퍼를 응원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이제 진정한 핫스퍼의 팀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핫스퍼를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유튜브에서 핫스퍼의 경기영상이나 인터뷰 영상을 많이 보는데, 언젠가부터 특이하다고 여기던 것이 오늘 갑작스레 하나의 깨달음이 왔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조금 이상하다고 여겼던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토트넘 감독인 엔지 포스테코글루의 인터뷰입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엔지 감독에게 기자들은 자주 이런 종류의 질문을 합니다. 

"감독님, 토트넘이 오늘 맨유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감독님, 토트넘이 이번 시즌에 Top4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감독님, 토트넘이 챔스에서 뛰는 팀들과 비교해서 어떤 수준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런 기자의 질문에 엔지 감독은 일관되게 

"다른 팀들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의 목표와 방향, 속도가 중요합니다. 그 기준을 생각할 때 저희는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지 감독의 대답은 팀이 잘하고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동일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지, 다른 팀의 수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의 초등학생 막내아들이 학교에서 하는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에 푹 빠져있습니다. 

자신이 반에서 12등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더니 하루 만에 1등으로 등극을 해버렸습니다. 공부의 진도를 Km로 표시하소 있는데 하루 만에 120km에서 5천 km로 점핑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2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등을 하던 아이는 2등이 됐고, 그 사실을 안 2등은 저의 아들을 따라잡기 위해 실시간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5천 km에 안심하고 있던 우리 아들은 추격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는 안절부절못하며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날 밤 11시가 되어서야 저의 권유를 따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이야기해 줬습니다. 

"**야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에게 이 모든 공부가 즐겁고, 재미있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1등이라는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제나 불안하게 되기 때문이야." 


오늘 엔지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서 "아하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엔지 감독은 명확한 자기만의 목표, 스타일, 방향과 속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팀이 성적이 좋을 때도 쉽게 웃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우리는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 기준이 나의 밖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갖습니다. 

사회적 위치, 돈, 명예 등 자칫하면 나의 밖에 있는 기준에 끌려다니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가벼운 삶입니다. 문제는 내가 내 안에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이 없는 것입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당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냐고 물을 때" 변명하듯이 다른 이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거나, 어느 학교를 나왔다거나,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거나라는 말보다 "나는 내 삶의 목표와 방향을 따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 한 마디가 더 무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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