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그들의 모습
점심시간 남자와 여자는 잘 때 입었는지 모르는 옷을 서로 입고 나와 모자를 눌러쓰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길거리를 걷고 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자면 누군가는 왜 저렇게 나왔을까 라며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저 두 사람은 커플일까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부러움 가득하게 쳐다본다. 어릴 때부터 연인이 생긴다면 나도 저러한 모습으로 나를 보며 누군가는 부러워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꽤 많다. 하지만, 난 연애를 하면서 그 부러운 모습을 연출한 적이 그렇게 많지 않다.
많은 연애를 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자취하는 곳에서 그렇게 많은 연인들이 같이 지내 본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고, 이상하게 난 내가 사는 곳에 그녀들을 초대한 적이 많지 않다. 이유는 지금 와서 그렇게 생각나지 않지만, 나의 오랜 친구들도, 가족들도 우리 집에 거의 온 적이 없으니 그건 특별히 여자친구는 못 와라는 특이한 조건의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이분법적인 모습으로 한편으로 부러우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 난 그들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며 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 저러한 여유로운 커플의 모습을, 꾸임 없는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이상한 욕심이 생기면서 옷을 입는 것도, 데이트를 하는 것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나의 지난 과거 행동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날이 좋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행동과 말 들을 단순히 점심에 밥을 먹기 위해 나온 스스럼없는 모습의 커플을 보며 부러움 반 설렘반 기분으로 햇살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