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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un 21. 2018

지구 최고의 록 밴드, Queen

<QUEEN:보헤미안에서 천국으로> (북피엔스)

이 책은 밴드 퀸의 역사를 디스코그래피와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조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예스24)


퀸은 팝록이라는 멀건 장르에 뚜렷한 품격을 입힌 밴드다. 지금도 그 분야 최고로 손꼽히는 싱어송라이터 프레디 머큐리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퀸에게 톱텐 싱글을 여럿 선물한 베이시스트 존 디콘, 노래하고 곡도 쓰는 드러머 로저 테일러는 비틀즈와 레드 제플린이 만나 오페라, 디스코, 소울을 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들려주었다. 퀸은 무한대의 밴드였고 그래서 퀸은 불멸할 것만 같았다. 만약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있다면 현존 세계 최고 록밴드 타이틀은 롤링 스톤스가 아닌 퀸에게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이 책 ‘QUEEN 보헤미안에서 천국으로’는 그런 퀸의 디스코그래피를 중심으로 퀸의 역사를 살핀 책이다. 1973년 내놓은 1집 ‘Queen’부터 1995년 프레디와 생명을 맞바꿔 세상에 나온 ‘Made In Heaven’까지 퀸이 우리에게 들려준 모든 정규 앨범들의 모든 수록곡들을 이 책은 두루 건드리고 있다. 예컨대 ‘Bohemian Rhapsody’의 오페라 보컬 파트가 프레디, 브라이언, 로저가 하루 10시간씩 일주일 동안 불러 완성한 것이란 사실, 블루스 넘버 ‘Sleeping On The Sidewalk’가 지지탑에 영향 받은 곡이란 사실 등 녹음 과정과 작곡 과정이 가진 뒷얘기들을 이 책은 충실히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곡 구성, 보컬 화음, 녹음 기법 등 퀸의 최고치가 담긴 곡. 이 곡을 쓴 프레디 머큐리는 당대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였다.

그래서 이 책은 비평서라기보단 퀸이라는 밴드와 그들이 만든 곡들에 관한 해설서, 정보집에 더 가깝다. 30년 록 음악 마니아로서 라이브 클럽 ‘공간 비틀즈’를 운영하는 저자의 글은 평론보단 설명을 지향하며 퀸의 음악, 곡들이 간직한 비밀들을 한자리에 풀어놓는다. 자료를 조사하고 번역하고 정리하는데 집필 시간 대부분을 썼을 이 방대한 반추는 그러나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을 주었으니 가령 곡의 다른 버전들을 기계적으로 열거한 부분, 그리고 국내 광고 어디에 해당 곡이 쓰였는지에 관한 설명은 굳이 없어도 됐으리라 본다. 내용의 구체성, 유용성을 떠나 형식의 반복은 가독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공간에 멤버들의 멘트나 평론가들의 짧은 비평이 자리했다면 책 내용은 더 풍성해졌을 게다. 책 편집에서도 굳이 QR 코드를 써야했는지 의아했다. 요즘처럼 음원과 영상이 지천에 널린 시대에 수 년 전 유행한 스캔 방식으로 지면을 채운 일은 출판사로선 분명 돌이켜봐야 할 부분인 듯 하다. 역시 그 공간에도 퀸에 관한 보다 자잘한 정보들로 채웠다면 책을 더 살찌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익스트림은 건스 앤 로지스와 더불어 퀸의 공공연한 음악 자식이다. 92년4월20일 웸블리에서 열린 이 공연에서 그들은 아낌없는 퍼포먼스와 연주로 자신들의 영웅을 힘껏 추모했다.

비록 프레디 생전 한국 땅을 단 한 번도 밟은 적이 없고 프레디의 추모 공연도 국내에선 방영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퀸은 비틀즈와 더불어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 밴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목록에 ‘Bohemian Rhapsody’나 ‘Love Of My Life’는 예외없이 들어가고, 록을 하든 팝을 하든 둘을 접목 하든 퀸은 국내 프로 뮤지션들에게도 큰 자극을 준 팀이다. 이 책은 그런 퀸을 더 깊게 알도록 해주고 더 가까이 느끼도록 해준다. 때론 프레디 머큐리를 그리워하며, 듣는 이들 각자의 지난 과거를 추억하며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낯설지 않은 밴드의 낯선 사실들이 이해와 감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국 저자와 독자의 호흡에 달렸다. 퀸에 관한 방대한 정보라는 서 말 구슬을 저자가 가져왔으니 그걸 꿰는 일은 독자의 몫이다. 퀸 음악을 반드시 켜두고 책을 읽어나가길 바란다. QR코드의 의미는 그 일을 수시로 환기시켜주고 있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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