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모양 Aug 08. 2023

베드로의 신앙고백

와봐봐봐 여름성경학교 후기 #3

두 번째 성경공부 시간이 되었다. 예정된 계획표보다 1시간 늦은 시간이었다.

기도집회를 마친 아이들은 더 이상 성경공부를 할 힘이 없다며 시작부터 투덜거렸다. 하지만, 어영부영 성경공부를 건너뛰고 넘어갈 수 없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배우는 중요한 시간이니까.


"선생님이 빠르게 해 줄게. 앉아봐 얘들아."

책상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은 아이들이 각자 공과공부 책을 펼쳤다.


"자!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하는 예수님의 질문에 시몬 베드로가 뭐라고 답했을까?"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본문말씀의 빈칸을 채워보게 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ㄱㄹㅅㄷ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 16:16)‘


이미 예배 설교 시간에 배운 구절이었지만, 몇 명은 '가라사대'라고 적었고 몇몇은 '그리스도'라고 적었다.

나는 '그리스도'가 정답이라고 바로잡아주고, 아이들에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냐 물었다.


"근데 그리스도가 뭘까 얘들아."

"그리스도요? 그리스도는 예수님이요."

"그러니까 그리스도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


"그리스도는 메시아랑 같은 말이야."

"메시아?"

"자 그럼 메시아가 뭘까?"

"..."

아이들은 낯선 외국어 단어를 계속 물어보니까 정신이 혼미한 것 같았다. 그때 한 아이가 아무 말이나 막 던지기 시작했다.

"메시의 아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장난을 하고는 좋다고 웃는다.


메시아보다 축구선수 메시에게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은 아이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아이들의 장난에 장단 맞춰 줄 생각이 없었기에, 굴하지 않고 내 할 말을 계속했다. 낯선 단어라고 해서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보이지만 ‘구원자'라는 단어라고 알려주었다. 히브리어로 '메시아', 헬라어로 '그리스도‘, 한국어로 '구원자'가 모두 예수님을 의미한다고.


다행히 아이들은 잘 따라와 주었다.

"얘들아. 그리스도가 뭐라고?"

"메시아!"

"메시아가 뭐라고?"

"구원자!"


그리고 아이들에게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이 메시아인 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예수님을 선지자나 선생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고백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왜 특별한 지도 알려줬다. 우리의 구원자는 오직 예수님 한 분이라는 사실을. 예수님은 그저 존경할만한 선생님이 아니라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걸 말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이야. 그래서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는 거야. 예수님이 메시아(그리스도) 임을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이니까. 알겠니 얘들아? 참 쉽지?"


나는 끝날 때까지 반복해서 그리스도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뭐라고? “

"메시아!"

"메시아는 뭐라고?"

"구원자!"

"우리의 그리스도는 누구라고?"

"예수님!"


유치원 선생님이 "참새!"라고 말하면 유치원생들이 "짹짹"이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그저 외워서 하는 대답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입에서 망설임 없이 술술 나오는 신앙고백을 듣고 있으니 기뻤다. 그래 맞아. 이게 교회지.


천국에서 다시 아이들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상상하며. 나는 아이들에게 재차 당부했다.

"얘들아 너희는 이 신앙고백을 평생 간직해야 한다."



이다음에 하늘나라에서 A를 만나면, 솔직히 메시아를 메시의 아들이라고 한 그 말장난은 재미가 없었다고 말해줄 것이다.


그렇게 농담하며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리오넬 메시의 아들이 아닌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의 메시아라서 정말 다행이지 않냐면서. 꼭 그렇게 함께 천국을 누렸으면. 


주님,
아이들과 모여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경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구원이 있음을 배우고, 그리스도인이 되겠다 고백했습니다. 이 아이들의 신앙고백을 기억해 주세요. 예수님을 알지만 그리스도로 고백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저희 속에 신앙고백을 회복시켜 주세요.

저희들이 죄악에 빠진 비참한 영혼을 다시 생명의 길로 안내하는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천국문을 여는 교회가 되며, 주님 뜻에 합당한 공동체를 이루기 원합니다. 모든 모임 가운데 함께해 주세요.

먼저 주님 뜻을 구하며, 주의 영광을 위해 스스로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부족한 저희를 사용하여 역사해 주세요.

주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매거진의 이전글 기도하는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