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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Jun 30. 2022

동네꽃#43 산수국.. 가짜꽃과 진짜꽃

보태니컬아트, 산수국

6월 동네에는 꽃이 많지 않다. 4, 5월에 한바탕 꽃잔치가 벌어지고 난 후 차분한 초록 세상이 찾아온다. 그 초록초록한 세상에서 잔잔하면서 풍성한 느낌으로 존재감을 뿜어내는 작은 꽃나무가 있다. 바로 "산수국"이다.


산수국 영명이 Mountain hydrangea이니 분명 산(Mountain)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국(hydrangea)인데 요즘에는 원예용으로도 많이 심는 것 같다.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동네 꽃"이다.

동네에 가득 피어있는 산수국. 좌)2020.6.16 / 우) 2022.6.19

수국은 대부분 무성화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라는 뜻이다.

수국. 2020.6.16. 동네에서.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조각들과 암.수술이 퇴화한 작은 무성화 꽃들이 보인다.

하지만 산수국은 무성화가 아니다. 헛꽃(가짜꽃)이라고 부르는 가장자리에 피어있는 꽃은 수국과 닮은 헛꽃(가짜꽃, 중성화 또는 무성화)이지만 가운데 모여있는 참꽃(진짜꽃, 양성화)이 있어 가을에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너무 작은 참꽃 대신 헛꽃의 꽃받침조각이 꽃인 척하며 곤충들을 유혹하는 덕분이다.

산수국. 꽃이 피어나는 모습. 2018.5.18. 동네에서.
산수국. 유성화의 꽃잎이 떨어진 후 열매를 맺기 위해 씨방이 커지고 있는 모습. 2021.7.7. 신구대식물원에서.

그리고 산수국 중에는 아래 사진처럼 가장자리에 핀 헛꽃이 양성화인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산수국. 2020.6.16. 동네에서.
산수국. 2018.6.28. 예전 동네에서.

글을 쓰면서 찍어두었던 산수국 사진들을 많이 관찰해봤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산수국들이 있어서 놀랐다. 색도 다양하고(흰색->하늘색->파란색->분홍색->보라색) 꽃받침조각의 개수도 다르고(2~5개), 수술의 개수도 달랐다.(5개 혹은10) 사진들을 여기에 하나씩 다 올리고 싶었지만 그건 참기로 했다.


이번 그림은 2018년, 국립수목원에서 찍어온 분홍 빛깔이 예쁜 산수국을 모델로 그렸다.

2022.6.21. 색연필로 산수국 꽃을 그리고 있는 모습 (사진 : 2018.6.13. 국립수목원에서 촬영)

사진 속 잎 색이 너무 어둡고 억세게 보여서 조금 더 밝고 여리게 보이도록 연두색을 많이 사용해 채색했다.

2022.6.27. 산수국 잎 채색 모습.


6월 마감을 하루 앞두고 작업을 끝내서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마감에 임박해서 작업을 하는 버릇이 생기면 안 되는데.. 누가 마감을 정해준 것도 아니고 지키면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조인다. 즐거운 압박감!

산수국. 2022.6.29. by 까실 (279 X 356, 종이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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