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게 될 줄 몰랐던 이야기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어른이든 누구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동네 아이들을 많이 괴롭히고 울리고 했던 반사회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흔히 말하는 반항아였다. 동네 아이들을 울리고 돌아오면 책임과 몫은 부모님에게 향했고, 다른 어른들에게 혼나고 집에 돌아오면 부모님에게 혼이 나고 야단을 맞고는 했다. 그런 일과 사고를 빈번히 일으키고 겪었던 나는 부모님과 어른들이 무서운 존재로만 여겼다. 동네에서 사고만 치고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온 동네 어른들이 집에까지 찾아와 나에게 훈육은 물론이고 부모님에게도 가르쳤다. 잘못과 사고는 내가 쳐놓고 빈번히 그런 일을 겪었던 나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견디기 어려웠고 싫었다.
사고뭉치였던 어린 시절이 지나도 세상을 향하여 부정적이기도 했으며 여전히 방황하고 반항아였던 나는 나이를 먹어서도 어른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더불어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았을 뿐 그들이 뭐라고 말하든지 반사회적인 태도로 들은 채도 안 했다. 잔소리로 느껴지는 말들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일으킨 것은 정작 나였어도 그래도 싫었다. 그리고 애초 나라는 존재는 누군가로부터 간섭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독립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성향인 나이기에 누군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당연히 싫고 거부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지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켜보고 관심이 애초 없다. 그랬던 내가 이상하리만큼 스스로 꼰대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2시간 정도 풋살을 할 정도로 많이 좋아한다. 같이 하는 사람 중에 청소년들도 꽤 있다. 생각조차 안 해봤던 꼰대라는 생각이 풋살을 할 때 어느 순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답답한 플레이를 할 때, 기본기도 안 될 때,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못 넣을 때, 위치선정을 모를 때 타인을 향해서 이곳저곳을 지적하면서 가르친다. 특히, 청소년 학생들을 향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을 할 때 특히나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지적과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내가 겪었었고 알고 있는 것들과 내가 하지 않았고 지켰던 것들을 그 아이들은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인지 몰라서 이렇다저렇다 하면서 가르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 모습도 나보다 위의 선배이자 형들이 뭐가 된다고 아이들에게 뭐라고 하냐는 말을 듣고 순간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가르치려고 하고 듣기 불편한 말은 여전히 듣기 거북해하는 기질이 남아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간섭받기도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나도 모르게 그런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나도 어느 순간 그렇게 되었고 그렇게 될 줄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