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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rple Aug 13. 2018

스다치소바 (すだち蕎麦)

심심함 속의 흥미로움. 단순함 속의 화려함



시모키타자와는 빈티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있는 일본의 유명한 역 이름이다. 화려하고 유명한 곳보다 이런 소박함 속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일본이 좋다. 하지만, 오늘은 이런 시모키타자와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모키타자와와 사뭇 닮은, 작은 소바가게의 이야기이다.


가게를 찾아가면 반겨줄 소박한 간판


이 소바가게는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이 소박함이 이 가게를 더 특별하게,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마당을 지나면, 전형적인 일본식으로 지어진 건물안에 작은 소바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테이블도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다. 메뉴를 봐도 사진한장 없는, 정갈한 글씨들로 가득 차 있다. 한자를 읽지 못하는 나로서는 미리 메뉴를 정해갔기 때문에 무사히 메뉴를 정할 수 있었다.


스다치소바, 스다치는 일본식 라임이다.

스다치소바는 화려하지 않다. 꾸며지지 않았다. 오직 심심한 맛의 소바국물, 손으로 직접만든 소바면, 그 위로 깔끔하게 정렬 된 스다치(일본식라임)뿐이였다. 국물의 첫 맛은 약간 심심한 느낌이였으나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스다치의 새콤한 향. 그리고 향과 잘 어울러져 심심하지 않은 맛이 입과 코 끝으로 전해졌다. 바로 젓가락을 들어 면을 입속으로 집어 삼켰다. 탱글탱글하지만 절대 질기지 않은 면이 기계로는 흉내낼 수 없는, 손으로 만든 면임을 직접 증명해 주고 있었다.



단숨한 속에 화려함을 보았다. 심심하지만, 흥미롭다. 삶이란 사실 화려한 보다는 이런 조용하고 차분함 속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도쿄는 사실 화려한 도시다. 이런 화려한 도시에서 눈 코 뜰새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나도 다시 그들 사이로 파고들어 생활하겠지만, 이런 조용한 행복한 추억들이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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