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무심결에 바람에 날리는 홀씨를 보았다.
그때 문득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학창 시절 운동장 한편에 피어있던 민들레 꽃에 대한 기억이다.
그땐 우연히 민들레를 보게 되면 재밌는 놀잇감을
발견한 듯 힘껏 바람을 불어 홀씨를 날리곤 했었다.
사실 이 기억의 시작점은 엄마이다.
공원에 피어 있는 민들레 꽃을 본 엄마는
본인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시며
옛날엔 자연이 놀이터고 추억이었다며 말씀하셨다.
그리곤 한껏 볼 바람을 불어내곤
순수함 가득한 담긴 얼굴을 하곤 나를 봤다.
" 너 이런 거 몰랐지? 엄마가 재밌는 거 알려주는 거야."
하며 짓는 미소에 민들레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내게 심어졌다.
엄마의 추억이 내 추억이 되었고 또 내 기억은
또 어떤 이에게 이어져 다른 사람의 추억도 될 것이다.
시선의 끝에서 사라진 홀씨를 보고 있자니
한없이 자유로운 그 모습이
후회도 미련도 없어 보여 다시금 좋았다.
민들레 꽃은 엄마와 내 어릴 적 추억도
담긴 그 순수함이 어딘가에 아무도 모르는 새에
자라나 일상 속 추억으로 피어있을 것이다.
그래서 소소한 하루의 행복이 될 것이다.
글, 그림_따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