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 뉴스레터 '에디터가 쓰다'
저는 요리를 좋아합니다. 요리할 때와 텃밭을 가꿀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껴요. 온갖 풀과 열매, 뿌리, 곡식, 고기를 직접 손으로 손질하고 불을 사용해 요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바쁜 하루로 부엌은 점점 좁고 간단해졌습니다. 반면 열만 가하면 되는 반조리식품이나 즉석식품 등 간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성행하고 있지요.
요리하는 것이 자급자족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저는 아무래도 아쉽습니다. 손으로 손질하고, 양념하고, 내 맘대로 다른 재료를 넣어 맛을 내고, 불과 물을 적절히 사용하여 익히고, 설거지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정성스레 청소하기까지.
사용하는 재료의 출처를 알면 이 과정이 조금 더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음식을 먹을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뉴스레터를 통해 가끔 저만의 레시피를 투자자분들께 공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감각을 사용하고 싶은 오늘, 맛있으면서도 소박한 식사를 하고 싶은 오늘. 맛집을 찾는 대신 부엌으로 가볼까요?
농사펀드에는 요즘 과일이 풍년입니다. 날씨 때문에 예상 날짜에 배송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우박을 맞아 상처 난 것들도 있지요. 하지만 맛만큼은 끝내준답니다! 사무실 책상에 항상 과일이 있어 요즘 정말 행복해요. 워낙 종류가 많다 보니 촬영용 샘플을 모두 먹기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과일 크럼블을 만들어 먹는답니다.
오븐만 있으면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크럼블. 과일 크럼블은 세계 2차 대전 때 물자와 식량을 아끼기 위해 파이 대신 개발된 디저트입니다. 단단한 복숭아나 자두, 사과 등 과일에 바삭한 소보로를 얹어 먹습니다. 따뜻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으면 더 맛있지요! 너무 쉽고 간단해서 생각보다 자주 만들게 될 거에요. 예쁘게 차릴 것 없이, 숟가락이라 포크로 푹푹 떠먹는 과일 크럼블, 꼭 한번 만들어보세요!
2017년 7월 7일
디저트 레시피를 소개해놓고 비가 오니 파전이 생각나는, 장시내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