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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호수 Apr 20. 2021

4차 혁명시대에서 패시브 인컴의의미

유튜브의 장점이자 단점은 내가 평소 관심을 가지지 않던 분야는 전혀 보여주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검색하고 찾아보기 시작하면 정말 홍수처럼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은 내 머릿속에서 시작된 호기심이나 궁금함을 ‘어디 한번 찾아보자’하는 자아의 의지에 의해 해결하는 과정이라면, 유튜브는 내 머릿속을 나보다 먼저 꿰뚤어 보고 ‘너 이런 거 궁금해할 것 같은데, 한번 볼래?’라고 쿡 찌르는 것이다. 의식적인 나는 궁금한 적이 없는데 추천 영상을 보는 순간 갑자기 궁금해지고, 마치 오래전부터 내가 찾던 정보야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러던 중 절약왕 정약용이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하나 보았는데, 옛날 선비를 흉내 낸 웃기는 분장을 하고 온갖 부업과 요즘 유행하는 사이드 허슬에 대해서 소개해주는 사람이었다. 처음 접하는 신세계였다. 사이드 허슬이라니? 파이프라인이라니? 이게 다 무슨 말이지? 그러니까 부업은 본업 외의 직업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직장 마치고 밤에 하는 야간 대리운전이나 편의점 알바 같은 것이었다면, 요즘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블로그, 카페, 스마트 스토어, 쿠팡 파트너스와 같은 디지털을 이용한 부업이었다. 게다가 이 부업은 대리운전과 같이 들이는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방법이 아닌, 한번 시스템을 구축해놓으면 끊임없이 수익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자본소득인데? 


직장인들이 꿈꾸는 건물주의 삶은 사실상 자본소득이 충분하여 더 이상 내 시간과 노동력을 소득과 맞바꾸지 않아도 생활을 영위할 충분한 소득을 얻는 삶이다. 그것이 꼭 건물일 필요는 없다. 파이트 라인은 그런 의미였다. 내가 물을 마시기 위해서 매일 우물까지 무거운 물통을 이고 나르지 않아도, 내 집까지 파이프를 연결해서 자고 있는 동안에도 그 파이프를 통해 물이 끝없이 흘러들어오는 상황 말이다. 파이프라인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우화가 소개되었고, 파이프라인이 자본소득과 동의어로 쓰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온라인 건물주’라는 말도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들었다. 디지털 노매드라는 말도 검색을 해보고야 알았다. 노매드는 유목민이라는 뜻이고, 디지털 노매드는 특정한 직업 없이 디지털 세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란다. 


또한, 크몽, 탈잉, 숨고라는 사이트도 알게 되었는데, 이는 온라인상의 구인구직 사이트인데, 구인구직 사이트와 다른 점은, 여기서 구하는 구인, 구직은 일정한 job이 아니라 한 건 한 건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즉, 편의점 알바 구해요, 2년 계약직 사원 구해요 같은 직업은 없다. 대신 책 표지 디자인해드려요. 두장짜리 스크립트 녹음해드려요. 애플리케이션 만들어드려요와 같은 작업이다. 예전에도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 같은 경우, 업계에서 일하다가 인맥도 쌓고 실력도 쌓으면 독립해서 프리랜스로 일하면서 그동안 쌓아 높은 인맥으로 연결 연결하여 새로운 일을 받아가는 형태로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는 그 알음알음 대신 플랫폼에서 양면시장의 형태로 구인과 구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이트를 통한 투잡은 온라인 건물은 아니다. 단지 추가 노동을 통해 추가 소득을 더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소득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액티브 인컴과 패시브 인컴. 액티브 인컴은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고, 패시브 인컴은 시스템을 구축해놓음으로써 자동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다. 내가 알던 패시브 인컴은 은행이자나 부동산 투자를 통해 시세차익, 월세 수입, 주식투자와 같은 자본소득이 전부였던 반면, 최근에 나타난 패시브 인컴은 내가 가진 지식을 파는 성격이 강했다. 


1,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재화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산업이 돈을 벌고 그 돈이 자본이 되어서 패시브 인컴을 벌어다주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지식의 가치가 그 어떤 재화보다도 중요시되는 전환기 같은 거였다. 디지털로 무엇이든 판매할 수 있게 된 4차 혁명과 함께 내가 가진 지식은 쉽게 디지털화되고,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즉, 예전에는 내가 아무리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책을 쓸 능력이 있고 실제로 책을 쓸 썼다 하더라도 출판사에서 출판을 해주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자유롭게 공유하거나 PDF책이라는, 인쇄되지 않는 파일 형태의 책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크몽과 같은 사이트는 온라인 구인구직사이트이면서 PDF책 판매의 주된 플랫폼이다. 이런 플랫폼은 판만 깔아주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들락거리면서 시장을 만들고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이다. 재고도 없고, 월세도 없다. 최소한의 수수료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고, 그만큼 생산자에게 높은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더욱 호황을 누리게 되는 구조가 된다. 


3차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사람들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통용되는 지식을 습득하려고 애썼고, 생산되는 상품들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썼다. 그러나 이제는 개개인의 취향이 더 중요시되고, 더 많이 더 널리 보다는, 폭이 좁더라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만들어가는 게 더 이익이 극대화되는 시대가 되었다. 1-2년 사이에 급격한 사회변화가 일어나고, 개별화되고 특화된 관심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집필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종이책보다는 빠르게 생산되고 빠르게 소비되는 PDF책이 더 경쟁력이 있다. 


책, ‘플랫폼의 생각법’과 ‘콘텐츠가 전부다’에서 읽은 내용이 바로 이렇게 적용이 되는구나 싶었다. 플랫폼이라는 양면시장을 통해서 누구나 손쉽게 생산자이면서 소비자가 되는 세상. 또한, 경쟁이 격화되면 될수록 자기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세상. 인공지능이나 로봇과의 경쟁에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힘. 지식 창조의 능력. 


벌써 이런 것들이 돈을 버는 세상이 와있다는 깨달음이 확! 왔다. 


아니, 어쩌면 이런 것들만이 돈을 버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두려움마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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